2023년 최고의 장애예술인, 허상욱 시인과 백지은 화백 선정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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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최고의 장애예술인, 허상욱 시인과 백지은 화백 선정돼
▲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방귀희)는 오늘(25일) 2023년 최고의 장애예술인으로 허상욱 시인과 백지은 화가가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 더인디고 편집
  • 구상솟대문학상에 ‘일당 빼먹기’로 허상욱 시인 수상 영예
  • 이원형어워드는 ‘at the forest(숲속에서)’로 백지은 화가 선정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제33회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자로 허상욱 시인이, 제6회 이원형어워드 수상자는 백지은 화가가 선정되었다.

▲허상욱 시인 ⓒ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제공

한국장애예술인협회(대표 방귀희)는 오늘(25일) 2023년 최고의 장애예술인으로 허상욱 시인과 백지은 화가가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허상욱 시인은 올해 52세로 대전에서 안마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허 시인은 2017년부터 대전점자도서관 시 문예창작교실 강사로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너 내가 시집 보내줄게> 등 4권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는 중견 시인이다. 이번 구상솟대문학상에서 55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의 영예을 안은 허 시인은 “마치 시소게임을 하는 것처럼 자세를 낮추자 뛰어올랐다, 당선 전화에 숨이 멎는 듯했다”고 기뻐했다.

▲백지은 화가 ⓒ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제공

심사위원장인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맹문재 교수는 허 시인의 수상작 일당 빼먹기는 “대상과의 거리를 적정하게 유지해 감상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at the forest(숲속에서)>라는 작품으로 이원형어워드를 거머쥔 백지은 화가는 교통사고로 경수를 다쳐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되었다. 백석대학교 디자인영상학부를 졸업한 후 천안시에서 화실을 운영하며 문화예술교육사로서 미술교육과 작품 활동에 매진하였다. 프랑스 파리, 독일 쾰른 등 국내외 개인전만 14회 개최하였다.

심사위원장 성산HYO대학원대학교 예술융합학과 박현희 교수는“백지은 작가는 주제를 포착하여 형상화하는 시각이 매우 독창적이며, 특히 중첩된 색채는 화면에 흐르는 운율감을 통해 강렬한 응축미를 표출하고 있다.”고 극찬하였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백 화가는 “요즘 작아지는 느낌이었는데 큰 상을 받으니 작업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며 고마움을 전해왔다.

방귀희 대표는“장애예술인을 위해 상금을 마련해주신 원로 시인 구상 선생님과 이원형 화백님은 고인이 되셨지만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며 훌륭한 장애예술인을 키워주신다”면서, “이번에 선정된 허상욱 시인과 백지은 화가는 최고의 예술인”이라며 치켜세웠다.

2023년, 제33회 구상솟대문학상 수상작 – 허상욱 시인

일당 빼먹기

대전 유성 먹자골목 일당뼈다귀해장국집*
장님들 마주 앉아
냠냠쩝쩝 뼛골 빼먹고 있다
극돌기 횡돌기 관절돌기 사이사이
은근슬쩍 숨은 속살을 찾아
날카로운 이빨 여린 혀 날름거린다
처음 맵고 뜨거운 그 덩어리의 손길은 엉거주춤 소극적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남의 등살 주물러 먹고 사는 시원한 손이기에
골 빼 먹는다는 건 늘 신나고 재밌는 일
주머니 속에는 척추 기립근 대둔근 주물러 주고받은 안마 일당 십여만 원이 있고
유유상종 침묵이란 게 있기에
잠시 한때나마 이토록 끈끈한 식욕으로 다가온다
치명적 뼈와 골의 사이는 태초부터 있었던 것이기에
거기 깊숙이 박인 살들은 쉽사리 빠져나오지 않는다
일당이란 게 원래 다 그런 것이다
돼지등뼈 수북한 뼈통엔 얼씬도 않는 공허한 눈길들
뿌옇게 서려가는 김 너머
그들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 대전 유성 먹자골목에 자리한 맛집

2023년, 제6회 이원형어워드 수상작- 백지은 화가

▲at the forest(숲속에서) ⓒ 한국장애예술인협회 제공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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