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분 장애청소년들의 IT 경쟁력, 내년엔 필리핀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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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3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본선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 청소년과 인솔자들이 27일 시상식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에 박민성(고3) 학생이 기본종목인 ‘eTool_Spreadsheet 챌린지’에서 1등을 차지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3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본선 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 청소년과 인솔자들이 27일 시상식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에 박민성(고3) 학생이 기본종목인 ‘eTool_Spreadsheet 챌린지’에서 1등을 차지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45일간의 축제 성료
  • UAE에서 열린 18개국 461명의 도전… 64명 수상
  • ‘올해의 글로벌IT리더’는 15세의 말레이시아 장애청소년 수상
  • ‘아부다비 합의문’ 통해 공정성과 국가 책임성 강조
  • “2024년 필리핀에서 만나요“… 참가자 환호 속 막 내려

[더인디고]

“저 혼자 잘한 것이 아니라 함께한 팀원들의 협력과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신 덕분입니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2023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글로벌IT챌린지)에서 지체장애를 가진 15세의 무함마드 나지르 다니쉬(Muhammad Naazir Danesh, 말레이시아)가 올해의 글로벌IT리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LG전자와 함께 10월 24일부터 4박 5일간 아부다비 국립전시장(ADNEC) 등에서 글로벌IT챌린지 본선대회와 다양한 문화교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12회째로 열린 글로벌 IT챌린지 본선전에선 18개국 461명의 장애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기본 3개 종목(eTool_Presentation, eTool_Spreadsheet, eLifeMap 챌린지)과 ▲응용 3개 종목(eContent, eCreative_Smart Car, eCreative_IoT 챌린지)을 겨뤄 총 64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아부다비 ADNEC 국립전시장에서 열린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참가 청소년들이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아부다비 ADNEC 국립전시장에서 열린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참가 청소년들이 대회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27일 오전(현지 시각)에 열린 시상식에선 대회 종합 1등과 장애 유형별, 종목별 성적 우수 참가자들이 조직위원장상과 상금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장애청소년들의 실력은 올해도 두드러졌다. 이들 국가는 자국의 참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별도의 훈련과 인센티브 등을 지원해왔다. 특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별도 장학금과 취업 지원 등에도 역할을 한다.

올해의 ‘글로벌 IT리더상’은 말레이시아의 무함마드 나지르 다니쉬(Muhammad Naazir Danesh, 남, 15세)에게 돌아갔다. 지체장애 청소년이 종합우승을 한 것은 201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글로벌 IT 리더상은 각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청소년으로 단 1명에게 시상한다.

조직위는 무함마드 나지르 다니쉬에게 총 600달러의 상금과 2024년 대회 초청권을 수여한다. 또한 그의 손을 3D로 프린팅해 명예전당에서 기념한다.

무함마다는 “어릴 때부터 IT에 관심도 많았지만, 올해 초 대회 참가를 결심하면서 e플랫폼(www.globalitchallenge.com)을 열심히 활용했다”며, “아직 배우는 단계이고 또 대학 진학도 하고 싶다. 다양하게 공부하고 경험함으로써 IT와 관련한 꿈을 끼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3 글로벌IT챌린지에서 종합 우승한 무함마드 나지르 다니쉬 학생이 상장과 말레이시아 국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상은 LG전자 이일환 중아지역 대표(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수여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2023 글로벌IT챌린지에서 종합 우승한 무함마드 나지르 다니쉬 학생이 상장과 말레이시아 국기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상은 LG전자 이일환 중아지역 대표(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수여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 대표단 중에는 올해 고3 수험생이기도 박민성(경기도 양일고) 지체장애 학생이 기본종목인 ‘eTool_Spreadsheet 챌린지’에서 1등을 차지했다. 입시생으로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민성 학생은 “지난 9월, 몇 곳의 특수교육학과를 대상으로 수시 원서를 냈기 때문에 홀가분했다”며 “꼭 특수교사가 되어 장애학생을 잘 지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술위원장인 인하대학교 소프트웨어 중심대 권장우 교수는 “오랜만에 현장에서 직접 대회를 개최하다 보니 응용 종목에선 강력한 팀워크와 기획 등이 더 돋보였다”면서, “특히, 창의성과 기술적 완성도를 심사하는 eCreative_IoT와 eCreative_Smart Car 부분에선 기술적 향상이 크게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chat 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하고 IT 기술 발전이 고도화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향후 이에 대비한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에는 한국 정부를 대표해 주UAE 주재 류제승 대사도 참석해 ‘eCreative Smart Car 챌리지상’을 수여했다.
류 대사는 UAE를 건국한 故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흐얀 대통령의 ‘국가의 진정한 부는 물질적 자원이 아니라 그 나라의 국민’이라는 말을 인용해 “이 대회를 통해 앞으로도 많은 나라의 장애청소년이 사회 진출 기반을 확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청소년들을 향해선 “이번 대회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고귀한 꿈과 순수한 열정을 키워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LG전자 이일환 중동·아프리카지역 대표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열정과 실력도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앞으로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청소년 여러분 미래의 기회와 성공을 향해 나아갈 때 더욱 빛날 것”이라며 “글로벌 IT챌린지 역시 전 세계 장애 청소년들의 끊임없이 확장되는 IT 기술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청소년들의 미래를 향한 응원과 노력은 참가국 공무원, 교사, 장애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인솔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26일 ‘혁신과 통합((Innovation and Inclusion, InI) 포럼’을 열고 IT챌린지를 통한 국가 정책과 참가 청소년의 변화 사례를 공유했다. 대회의 공정성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참가국의 책임 등을 강조한 ‘아부다비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공동의 노력을 약속했다.

▲9.26일 INI 포럼을 마친 18개국 인솔자 대표들이 '아부다비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캄보디아, UAE, 몽골 대표다 서명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9.26일 INI 포럼을 마친 18개국 인솔자 대표들이 ‘아부다비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캄보디아, UAE, 몽골 대표다 서명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편 참가자들은 28일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과 세계에서 가장 큰 사원 중 하나인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사원 등을 방문했다.
IT 경쟁의 한 편에서는 조직위와 ZHO(Zayed Higher Organization) 측이 준비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 등을 즐겼다. 특히 LG전자가 가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유니버설 업 키트(Universal UP Kit)’와 아부다비 경찰청에서 준비한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출입국 VR 체험 등은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유니버설업 키트는 성별, 나이, 장애 등에 상관없이 모든 고객이 손쉽게 가전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보조 액세서리다. 

▲조직위는 참가자들을 위해 대회 기간 LG전자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ZHO 측에서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사진 왼쪽은 LG전자 유니버설 업 키드, 오른쪽은 발달장애인의 공항 출입국 안내를 위한 VR체험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조직위는 참가자들을 위해 대회 기간 LG전자와 한국장애인재활협회, ZHO 측에서 전시 부스를 운영했다. 사진 왼쪽은 LG전자 유니버설 업 키드, 오른쪽은 발달장애인의 공항 출입국 안내를 위한 VR체험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어 필리핀 국가 장애위원회(National Council on Disability Affairs, NCDA)이 조니로 프라데하스(Joniro Fredejas) 대표가 직접 참석해 내년 대회 개최 의사를 밝히자 참가자들의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김인규 조직위원장은 청소년들을 향해 “본선전 참가 그 자체만으로도 IT 영역뿐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도 훌륭한 리더들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특히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은 그동안의 부단한 노력과 자기와의 싸움에서이긴 성과물인 만큼 큰 자부심을 느끼고 더 큰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며 마무리했다.

▲조니로 프레다하스 필리핀 장애인위원회 대표가 2024년 필리핀 개최를 선언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조니로 프레다하스 필리핀 장애인위원회 대표가 2024년 필리핀 개최를 선언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편 글로벌 IT챌린지는 장애청소년들의 정보 활용 능력 향상과 진학·취업 등 사회참여를 강화하기 위한 국제 IT 대회다. 보건복지부, LG전자,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지난 2011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매년 각국을 순회하며 대회를 개최해왔다. 내년 필리핀에서 열리는 대회 역시 14세에서 23세의 장애청소년 누구나 ‘e플랫폼(www.globalitchallenge.com)’에 신청서를 제출한 후 예선전 결과에 따라 본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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