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사용 승객, 기내용 휠체어 제공없이 자력으로 내리도록 강요한 에어캐나다 여론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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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사용 승객, 휠체어 제공없이 내리도록 강요한 에어캐나다 ‘뭇매’
▲에어캐나다가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에게 휠체어 제공없이 자력으로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강요했던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당시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강요당한 로드니 하진스 씨 ⓒ 하진스 부부 페이스북 갈무리
  • 뇌성마비 장애시민에게 내리라고 강요…당사자 페북 통해 알려져
  • 문제가 되자 에어캐나다, ‘불충분한 지원’ 인정…개선할 것
  • 전장연, 김포공항 찾아 ‘장애인 비행기 이동권’ 선전전 벌여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상임공동대표 권달주, 이하 전장연)가 장애가 있는 시민들의 비행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에어캐나다가 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을 스스로 내리도록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에어케나다의 부당한 요구를 알리는 하진스 부부 페이스북. 이번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 하진스 부부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10월 30일 더가디언(theguardian.com)에 따르면 캐나다 국적 항공사인 에어캐나다(Air Canada)가 경련성 뇌성마비 장애가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로드니 하진스(49세)에게 기내용 휠체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평소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로드니 하진스는 비행기를 탑승할 때에는 좁은 기내 통로용 휠체어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에어캐나다의 승무원들은 비행기가 라스베가스 공항에 착륙을 한 후 다시 이륙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기내용 휠체어를 제공할 시간이 없다면서 로드니 하진스에게 비행기에서 자력으로 내릴 것을 반복해 요구했다는 것.

▲항공기내의 좁은 통로에서 사용하는 휠체어. 바퀴가 아래에 있고 손잡이도 없어 조력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구조다.

결국 로드니 하진스는 두 다리가 경직된 상태에서 아내인 다이나 하진스의 등에 겨우 매달려 12열의 긴 기내 통로를 지나가야만 했다. 다이나 하진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행기를 돌려야 하는데 도와줄 직원이 없다”는 이유로 휠체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남편은 “자신의 몸을 끌고 비행기에서 내리도록 강요당했다”면서, “수많은 탑승객들이 쳐다보는 상황에서 남편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인권을 짓밟혔고 다리를 다쳤으며 자신은 허리를 다쳤지만 에어캐나다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논란이 되자 에어캐나다는 하진스 부부가 ‘불충분한 지원’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에어캐나다는 “휠체어 지원 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이 가능함에도 왜 심각한 서비스 결함이 발생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캐나다의 최고 접근성 책임자 스테파니 카디외 역시 “매우 실망스럽고 비인간적인 경험”이라고 인정하고 “이번 사건이 항공사가 접근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반영한다”고 개선을 다짐했다.

이후 에어캐나다는 하진스 부부에게 2,000달러(캐나다 달러, 약 200만 원)의 항공권 바우처를 제공했지만, 이들 부부는 “보상이 장애가 있는 승객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른 누군가가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변화를 만들고 싶다”고 적었다. 하진스 부부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라스베가스로 여행을 가는 중이었다.

한편, 오늘 오전 김포공항에서 ‘장애인 비행기 이동권 보장 집회’를 가진 전장연은 ▲기내 휠체어 접근 가능한 화장실 등 편의시설, ▲기내용 휠체어 종류 다양화 및 와장장애 승객 좌석 확보, ▲탑승 시 브리지 의무 배치, ▲전동휠체어 배터리 제한 해제 등의 요구사항을 대한항공 교통약자 ‘협력업체’에 전달하고, 대한항공 제주행 비행기 탑승으로 선전전을 이어갔다.

▲오늘(11월 1일) 전장연은 김포공항을 찾아 ‘장애인 비행기 이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전을 진행했다. ⓒ 전장연 텔레그램 갈무리

이에 앞서 인천공항은 지난 10월 31일 장애가 있는 승객에게 공항안내, 전용 체크인 키오스크, 전동차 이동서비스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장애인 안심여행센터’를 제1여객터미널 3층에 개소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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