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정신나간” 논란… 최보윤 “국회규칙에 차별표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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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김병주 의원이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던 중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향해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2일 김병주 의원이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던 중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향해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유튜브 캡처

  • 김예지 장애인 비하·차별 조장”… 이준석 아무 때나 PC주의
  • 신석철 정신장애 문제시하는 사회 분위기 조장은 정치권일침
  • 최보윤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비하 등 금지 신설대안

[더인디고] 22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기도 전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신 나갔다’는 발언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해당 발언이 장애인 차별표현이냐 여부를 놓고 정치권 공방은 물론 2021년 당시 국회의원들의 차별표현으로 소송까지 번졌던 사건도 소환됐다. 그러면서도 더 이상 반복적인 비하 발언을 막기 위해선 이번 22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해당 발언 금지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일 김병주 의원은 제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한미일동맹’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놓고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며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한미동맹은 강화하되, 한일 관계는 개선 또는 적절점 유지는 있어도 동맹은 안 된다는 지적에서다.

▲2일 김병주 의원은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한일간 군사동맹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2일 김병주 의원은 본회의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미일 군사협력이 한일간 군사동맹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와 사회를 맡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용어 선택을 신중하게 해달라,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지만, 김 의원은 해당 발언을 반복하며, 논란은 더 확대됐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역대 국회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은 여·야, 어느 정당을 가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그럴 때마다 장애인단체뿐 아니라 재판부 역시 엄중하게 지적했다”고 상기한 뒤, “하지만 22대 국회 개원식이 열리기도 전에 장애인 비하 발언이 발생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더 이상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 차별적·혐오적 발언 금지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일 최보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의원의 정신나간 발언을 지적하며 반복적인 차별표현을 막기 위해선 국회규칙인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관련 금지 규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최보윤 의원실 제공
▲3일 최보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주 의원의 정신나간 발언을 지적하며 반복적인 차별표현을 막기 위해선 국회규칙인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관련 금지 규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최보윤 의원실 제공

앞서 정신·시청각·지체장애가 있는 당사자 5명은 지난 2021년 장애인 차별표현을 한 당시 국회의원 6명(곽상도·김은혜·이광재·조태용·허은아·윤희숙)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국회의장에게는 국회 규칙인 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 모욕 발언 금지 규정을 신설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관련해 최보윤 의원은 “당시 재판부는 ‘정신분열’, ‘외눈박이’, ‘꿀 먹은 벙어리’, ‘절름발이’ 등의 표현은 장애인을 낮춰 부르고 혐오감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표현으로 인정했고, 또한 ‘국회의원이란 사회적 편견을 반영한 언어 습관에서 누구보다도 먼저 벗어나 인권 존중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하는 데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1호 법안으로 ‘장애평등정책법’을 발의했다”며 “김병주 의원의 표현은 우리 사회 잘못된 장애인식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로써, 법 제정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최보윤 의원은 그러면서 “언어는 사회적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국회의원의 언어는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항상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인식해야 한다”며, “22대 국회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평등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해당 표현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고, 차별을 조장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한 뒤 “절제된 언어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증오와 배제의 언어를 몰아내는 것은 정치의 소명”이라며, “이 소명을 실천하는 원동력은 법률과 제도가 아닌 정치인들의 상식과 그리고 우리 동료시민의 공동체 의식”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UN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지난 2022년 최종견해를 통해 우리나라 언론과 정치 논쟁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분을 비롯해 심리사회적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와 만연한 증오 등 혐오 표현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고 글을 남겼다.

▲이준석 의원은 자신의 SNS에 김예지 의원의 ‘정신 나갔다는 표현은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관용적 표현’이라며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의원은 자신의 SNS에 김예지 의원의 ‘정신 나갔다는 표현은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관용적 표현’이라며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사진=이준석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김예지 의원의 발언을 다룬 기사를 공유한 뒤 “‘정신나간’은 관용적 표현이고 외교의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는 상황인데 아무 때나 PC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해 논란을 더 키웠다.

PC주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행태에 대해 저항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운동이나 철학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차별적인 언어를 순화하자는 뜻에서 흑인보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녀평등이 아닌 성평등이란 표현 등이다.

이에 대해 신석철 한국정신장애인연합 대표는 “관용적 표현이라고 해서 ‘꿀 먹은 벙어리’ ‘눈먼 돈’처럼 아무 때나 써도 되는 것이냐?”며 이준석 의원의 관점에 우려를 표했다.

신석철 대표는 “김병주 의원의 ‘정신나간’ 표현이 비록 정신장애인을 빗댄 것이 아니더라도, 걸핏하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신장애인 혹은 정신질환을 사회 문제 시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정치권과 언론 등 이었다”고 지적한 뒤, “비하 표현이냐 여부를 떠나 누군가가 ‘올바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멸칭으로 ‘정신나간’ 표현을 썼다면, 자연스럽게 정신장애인 등으로 연결하는 것이 우리 사회”라며 “특히, 발언 도중 사회자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의 반복적 사용을 보며 몹시 언짢았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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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루
1 day ago

혐오인지 피해의식인지는 생각해 볼 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