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준의 다름알기] 오늘 중증장애인 100명 추가발생! 총 누적장애인 500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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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 확률로 본 코로나19와 장애 발생
  • 매일 100여 명이 장애인이 된다

[더인디고=안승준 집필위원]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문과 뉴스, SNS에도 온통 코로나 이야기뿐이다.

안승준 더인디고 집필위원

올림픽 메달 집계라도 하듯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두 자리, 세 자리를 거쳐 이제 만 단위를 향해 가고 있다. 먼 나라 남의 동네 이야기로 여기던 사람들도 숫자의 크기가 커질수록 나도 걸릴 수 있다는 공포심을 가지는 것 같다.

마스크와 소독제는 귀한 몸이 되어 구하기 힘든 것이 된지 오래고 온라인 상점에서는 라면도 물도 매진표시를 가리키고 있다. 교육열로 둘째라면 서러운 대한민국의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연기했고, 전쟁통에서도 집회를 멈추지 않았던 종교단체들도 눈물을 머금고 대부분 종교행사를 중단했다. 수억 원의 성금을 내어놓는 저명인사들의 기사가 줄을 잇고 정부도 때맞춰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책의 실효성이나 방향성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은 언제 봐도 자랑스러움 느껴지는 대한민국의 위대함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코로나19’가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10만 명 정도 감염자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하면 감염 확률은 0.2% 정도가 된다. 그리고 간접 피해를 50배 정도로 잡으면 국민의 10%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다행히 낮은 치사율과 높은 회복률을 생각하면 대부분은 일시적인 손해에 그칠 확률이 높다. 그런데 WHO에서 추정하는 인구 당 장애인의 출현율은 적게 잡은 수치를 대입해도 국민의 10%이다. 그 중 90%는 후천적 장애인이라고 한다. 작년기준 우리나라의 출생아와 사망자 수 약 30만 명을 대입하면 우리 국민 중 매 년 3만 명 정도는 새롭게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요즘의 코로나 보도처럼 새로운 장애인 숫자를 매일매일 보도한다면 하루에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새롭게 장애인이 되어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오늘은 ❍❍ 지역에서 100명이 추가 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현재 누적 장애인 수는 500만 명입니다. A지역에서는 20명이 실명을 했고 B지역에서는 30명이 다리를 잃었습니다. 청력을 잃은 숫자도 20명…”

이런 식으로 보도한다면 국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것과는 비길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실제로 이 땅에 벌어지는 사실이다. 단지 코로나는 중계가 되고 장애는 보도되지 않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일 100여명이 장애인이 된다. 또 그들의 대부분은 역학조사로는 밝힐 수 없는 갑작스러운 사고 때문이다.

마스크나 손소독제 또는 백신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도 없다. 번듯한 직장에 나름의 사회적 위치에서 살던 사람들도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고 자가 격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다. 재활이나 재사회화를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나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할 때가 많지만 온전히 개인이나 가족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국민도 학교도 종교마저도 10% 장애인의 문제를 신종 전염병만큼도 고민하지 않는다. 보이고 알려지는 것에 집중하는 동안 정말 보고 살펴야 할 것들은 놓치고 살아간다. 수천 명 걸린 신종코로나가 두렵다면 스스로가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확률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전염병 하나로 개학을 연기할 만큼 중대한 결정을 내린 교육당국이 교실 의자의 10개 중 한 자리에 앉아있어야 할 장애학생들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고민했으면 좋겠다. 도로도 건물도 공공시설도 구석구석 소독하는 세심한 손길들이 장애인의 접근성이나 편의성을 살피는 따뜻한 손길이 되었으면 좋겠다.

국란극복을 특기로 가진 대한민국의 국민이 느끼는 자부심을 이 땅의 장애인들의 삶으로도 체험하고 싶다. 코로나19라는 질병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많은 분들이 하루 속히 회복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와 함께 장애인들의 삶도 나아지길 바란다.

[더인디고 The Indigo]

한빛맹학교 수학 교사, "우리는 모두 다르다"를 주장하는 칼럼리스트이자 강연가이다. 밴드 플라마의 작사가이자 보컬이다. 누구나 불편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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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니
4 years ago

그러게요..오늘 낮에 시청 근처를 걷다가 ‘확진자수 이탈리아 2위’ 라는 자막을 본 것 같아요..

Admin
조성민
4 years ago
Reply to  프레니

그렇겠네요 길거리 건물에 걸려있는 전광판을 볼 때 마다 숨이 막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