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상황에서 신속하지 않은 ‘탈시설지원’… 법 제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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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11시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는 “코로나시대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쟁취 및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8일 오전 11시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는 “코로나시대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쟁취 및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 장애인거주시설은 안전할 권리・자유권 침해하는 공간
  • 지역사회 거주 위해 ‘탈시설지원법 제정’ 촉구

[더인디고=이호정 기자] 코로나19 감염의 긴급 사항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신속’ 과 ‘우선’이 빠져 있다며 장애인 단체가 현행 탈시설 정책 및 대응 비판에 나섰다.

8일 오전 11시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는 코로나시대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쟁취 및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작년 12월 서울 송파구 소재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재활원(신아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는 신아원 거주인 전원에 대한 긴급분산조치 이행과 긴급탈시설을 촉구하며 지난 해 12월 29일부터 농성에 돌입했다.

작년 12월 29일부터 투쟁해온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사진=더인디고
작년 12월 29일부터 투쟁해온 광화문 해치마당 농성장/사진=더인디고

하지만 전원이 긴급분산조치된 지 3일만에 다시 시설 재입소가 강행됐고 장애인 단체는 신아원 앞에서 투쟁을 이어갔다. 이에 지난 1월 28일 서울시는 ‘신아재활원 탈시설지원 TF’를 구성하고 ‘신아재활원 이용인 탈시설 우선 추진, 신아재활원 시설변환 추진 검토, 중앙정부에 탈시설 정책지원 건의’ 등을 대책으로 내놓았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 10조(건강권), 11조(위험상황과 인도적 차원의 긴급사태), 19조(자립생활 및 지역사회 동참)에 따르면 ‘긴급탈시설’이란 집단 감염과 인권침해의 우려가 높은 시설 거주 장애인의 단기 탈시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때 정부는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장애인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장애인이 단기간 시설 밖에서 살아갈 때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물적, 인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전장연은 “본 계획에 탈시설과 명확히 구분되는 ‘긴급탈시설’의 개념조차 등장하지 않는 등 팬데믹 재난 상황에서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시설 거주인 전환 대책이 전무하다”면서 “속수무책으로 집단 감염의 위험 속에 방치된 시설 거주 장애인을 긴급 이전할 수 있는 전국 단위의 ‘긴급탈시설’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달 간 경기 안산 평화의집(입소자 47명 중 19명 감염), 서울 송파 신아원(입소자 117명 중 56명 감염), 경기 파주 아름다운누리(입소자 49명 중 31명 감염) 등 중대형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권달주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현재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라는 방역 조치가 실패라는 것이 나타났다”면서 “땜질 방식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권리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지차원에서 지원해야 진정한 탈시설이다”고 언급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탈시설지원법이 작년 12월에 발의된 후 시설 관계자들이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최중증장애인이 나가서 어떻게 살아가냐고 협박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필요한 서비스를 어떻게 지원할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탈시설지원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장애인거주시설은 장애인의 안전할 권리와 외출, 외박, 면회 금지 등 자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공간이다”면서 “서울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주도하고 지원하겠다면서도 실무자가 바뀌니깐 입장도 바뀌었다. 지자체의 정책은 담당자가 아니라 시가 목표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신아원 긴급분산조치에서 전체 장애인거주시설에서의 긴급탈시설 이행촉구와 장애인탈시설지원법으로 전국 농성으로 전환됨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면담을 촉구하며 해치마당의 농성은 오늘로 마무리한다”며 복지부의 답변을 오는 3월 2일까지 기다린다고 밝혔다.

[더인디고 THEINDIGO]

20년 넘게 과학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간 더인디고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적 소수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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