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회전문’ 현상 막으려면… 지역사회 전달체계의 역할 재정립과 협력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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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자연) 공동주최로 시설거주 장애인의 지역사회 안전한 정착을 위한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전달체계 및 전환모델 제안’ 정책토론회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사진=한자연 유튜브 캡처
▲9월 30일 오후 2시,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자연) 공동주최로 시설거주 장애인의 지역사회 안전한 정착을 위한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전달체계 및 전환모델 제안’ 정책토론회가 비대면으로 개최됐다. 사진=한자연 유튜브 캡처
  • 지역사회 탈시설 컨트롤 타워, 공공-민간 함께 가야
  • IL센터 등 민간기관, 탈시설 이념에 따른 정체성, 역할 정립 중요

[더인디고 조성민] 최근 정부가 탈시설 정책을 선언(8.2, 탈시설 로드맵)함에 따라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모델과 성공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3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한자연) 공동주최로 시설 거주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전달체계 및 전환모델 제안’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자들은 대체로 거주시설과 IL센터 및 장애인복지관 등 지역사회 전달체계 등이 상호 적대시보다는 시도단위에서 탈시설 지원 컨트롤 타워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조직마다 탈시설 이념과 그 기능에 맞는 사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탈시설 장애인이 안착하지 못하고 다시 시설로 돌아가는 ‘회전문’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2024년까지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동안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지역사회 인프라 등을 고려한 세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어느 공공기관이나 민간조직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공이 주도하더라도 민간과의 협력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대해 다양한 시도와 분석 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주제 발표를 맡은 김동기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과로서의 탈시설’을 위해서는 시설의 규모나 환경, 서비스 내용과 방법 등을 개혁하는 ‘과정으로서의 탈시설’이 동시에 이루어져야만 회전문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최중증장애인을 포함한 2만 4천여 명의 이용자를 고려하면, 전국 230여 개 시군구 소재 복지관과 IL센터를 포함한 각 전달체계의 유기적인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라는 컨트롤 타워를 맡은 만큼 17개 시도단위에서의 주거유지 서비스 제공 등 탈시설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컨트롤할 것인가가 쟁점”이라며 “시범적으로 공공주도형과 민간주도형을 동시에 설계, 각각의 장단점과 성과를 면밀히 비교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민간주도형엔 IL센터나 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조직이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주거유지 서비스 제공기관 주체는 시설이 갖는 한계가 있으므로 복지관과 IL센터가 중심 역할을 맡되, 관련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문제는 지역사회 인프라와 서비스 지원체계 등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회전문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속도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동천의집 김영문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동천의집 김영문 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여한 김영문 동천의집 원장은 “장애인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막는 적폐가 마치 장애인거주시설인가?”라고 반문하며, “시설의 기능에 이미 사회 복귀 지원 역할이 있고 실제 일부 시설들은 그 기능을 충실해 해왔다”면서 “장애인 거주시설의 폐쇄성은 장애인거주시설이 아니라 시설 서비스 목적 달성 후에도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없는 사회적 환경과 제도였다. 즉 사회적 환경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중중장애인의 자립생활은 공간의 이동만 있지 당사자가 원하는 더 나은 삶을 얻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어 “발제자가 제안한 시설에서부터 단계적 진행을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시설서비스 유입을 막을 수 있는 재가장애인의 자립거주를 위한 거주서비스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에 있어 당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 생활을 지지해 줄 당사자 인적지원 네트워크”라며 “당사자가 서비스 지원에 만족하지 않을 때 다른 선택이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해정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 전환지원 팀장이 제언하고 있다.
▲서해정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 전환지원 팀장이 제언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서해정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 전환지원 팀장은 전달체계에 대해 “지역적 특성에 따라 공공주도, 민간주도 혹은 혼합형 등 다양하게 운영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시군구 단위에서의 탈시설 지원 전달체계에는 IL센터 등의 참여와 역할분담 등이 당연히 중요하다”며 “IL센터의 구체적인 역할로 ▲시설장애인 매년 의무적 자립지원조사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장애인거주시설 상시 모니터링 ▲시설 단위 지역사회 변환 사업 참여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주거유지서비스 지원” 등의 역할을 제시했다.

또한 서 팀장은 “다만 IL센터가 탈시설 지원 주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며 새롭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호 장애주류화정책포럼 대표가 의견을 말하고 있다.
▲김동호 장애주류화정책포럼 대표가 의견을 말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김동호 장애주류화정책포럼 대표도 “탈시설의 컨트롤 타워는 사실상 공공이 주도하되 어느 정도 권한을 민간에 할당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제공기관은 기존의 시설과 기관이 자유롭게 참여토록 하되, 장애유형과 정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IL센터 정체성과 방향성 재정비를 주문하면서 “중증장애 여부와 장애유형, 특히 최중증장애인이나 의사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에 대한 개별화 지원계획과 사례관리 등에 대한 세밀한 지원전략, 그리고 시설 법인재산 처분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장애등급제 폐지와 탈시설 및 지역사회통합돌봄 등을 별개로 진행할 것이 아니라 상호 종합적으로 추진하되, 일부 지자체와 민간단체가 이루어낸 사례의 성과와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시범사업과 탈시설 로드맵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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