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국가기관서 조사 못 받아…” 서울경찰청, 승강기 있는 남대문署 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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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대표와 이형숙 회장 등이 25일 오전 10시경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지만, 편의시설 미비로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전장연
▲박경석대표와 이형숙 회장 등이 25일 오전 10시경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했지만, 편의시설 미비로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전장연

  • 전장연, 혜화·용산 이어 종로서도 편의시설 미비
  • 1층 조사 이어 남대문경찰서 집중 수사? “또 꼼수”
  • 법과 원칙 위반에 국가기관 먼저 사과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25일 오전에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두했지만, 예상대로 편의시설 설치 미비 등 차별을 이유로 경찰 조사를 거부했다. 혜화경찰서와 용산경찰서에 이어 3번째다.

25일 오전 10시경 종로경찰서 앞에 도착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종로경찰서가 전장연 집회 등과 관련해 지난 3월 25일부터 일정을 바꿔가며 지속해서 출석요구서를 보내왔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지구 끝까지’ 발언을 빗대 “김 청장의 수고로움을 덜고, 우리 역시 도망갈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자 자신 출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로서 역시 1998년부터 적용된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면서 “국가와 서울경찰청은 시행 24년이나 된 법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부터 한 후 우리에게 법과 원칙을 말하라”고 지적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종로서는 80년대 초반에 신축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는 없다. 대신 1층에 조사할 준비를 마쳤으니, 조사받겠다면 바로 시행하겠다”면서, “그렇지 않을 때 남대문경찰서가 해당 사건들을 집중수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형숙 회장.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이형숙 회장이 서울 소재 경찰서들로부터 출석을 하라는 통지를 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이에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은 “작년 12월부터 서울시 소재 경찰서들은 우리가 불법을 저질렀다고 수십 통의 출석요구서를 보냈다”며 “경찰 측은 조사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했지만, 그동안 장애인 화장실도 없어 문도 닫지 못한 채 볼일 본 것이 한두 번 아니었다. 그때마다 편의시설을 갖추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전장연이 경찰서 안에 편의시설 등을 이유로 조사를 연이어 거부하자, 6개 경찰서에서 각각 수사 중인 전장연 관련 사건을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남대문경찰서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석 대표가 종로경찰서 관계자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에게 보내는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박경석 대표가 종로경찰서 관계자에게 김광호 서울경찰청에게 보내는 공문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페이스북 캡처

박경석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는 회피한 채 1층에서 조사실을 마련하는 등 꼼수를 부리더니, 이제는 남대문경찰서가 다 몰아서 조사하겠다고 또 꼼수를 부린다”며, “김 청장은 공공기관이 갖춰야 할 장애인등편의증진법 등을 제대로 지키고, 서울시 전 경찰서의 편의시설 전수조사와 더불어 설치 이행에 대해 공표부터 해라”고 관련 공문을 용산서에 이어 재차 전달했다.

전장연은 다음 달 2일 오후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대문경찰서에서 집중 수사를 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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