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선의 무장애 여행] 세종시의 렌드마크 “이응다리” 금강보행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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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보행교 야경 ⓒ 세종시
▲금강보행교 야경 ⓒ 세종시

[더인디고=전윤선 집필위원]

더인디고 전윤선 집필위원
▲더인디고 전윤선 집필위원

봄은 향기로 오고 가을은 소리로 온다. 여기저기서 가을 소리가 다양하다. 풀숲의 귀뚜라미는 경쟁하듯 노래하고 들녘은 벼 익는 소리가 오케스트라의 공연 같다. 햇살 좋은 날은 그냥 있으면 손해 보는 것 같아 가을을 찾아 나섰다. 도심과 자연이 공존하는 세종으로 떠났다. 세종특별자치도는 제2의 행정도시다.

얼마 전 세종시에 새롭게 개장한 근사한 관광지가 개방됐다. 도심을 흐르는 금강을 끼고 자연을 연결하는 금강보행교이다. 금강보행교는 세종시에서 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다리다. 세종시청 바로 뒤에 있어서 접근성 좋고 주민들에게 쉼을 제공하는 새로운 장소로 사랑받은 곳이 됐다.

▲금강보행교 ⓒ 세종시
▲금강보행교 ⓒ 세종시

금강보행교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길이도 가장 길다. 금강 북측의 중앙녹지공간과 남측의 생활권 수변공원을 연결하는 금강보행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해 둘레를 1446 m로 정했다. 세종시를 흐르는 금강 위에 원형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금강보행교는 복층 구조로 위층은 보행자 전용이고 아래층은 자전거 전용 길이다.

세종의 환상형 도시구조를 형상화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세종시의 또 다른 랜드 마크이다. 금강보행교에 올라가는 길은 세종시청 뒤쪽과 중앙공원 쪽 두 곳이 있다.

금강보행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산책시 혹시나 깜빡하고 안 가져온 반려인을 위해 배변 봉투와 물티슈, 위생장갑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게다가 공유 우산과 양산까지 있어 금강보행교를 찾는 여행객은 비 오는 날에도 부담이 없다.

상층 보행교로 올라가다 보면 처음 만나는 곳은 야외무대다. 야외무대 객석은 계단이지만 휠체어 탄 관객은 계단 위에 평지에서 공연을 관람하면 된다. 요즘처럼 볕 좋은 가을날 객석에 앉아 느긋하게 쉬며 공연을 관람하는 사치를 누려도 좋은 곳이다. 주말과 휴일엔 버스킹 공연도 다양해 하루종일 금강보행교에서 느긋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미디어파사드 ⓒ 전윤선
▲미디어파사드 ⓒ 전윤선

금강보행교는 원형으로 만들어진 공원이다. 세종시청 쪽에서 진입하면 여섯 시 방향이고 중앙공원에서 진입하면 열두 시 방향이다. 여섯 시 방향은 금강보행교 이응다리의 중심축으로써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공간이다. 여섯 시 방향에서 만나는 첫 번째 볼거리는 “미디어파사드”다. 빛과 미디어아트로 표현하는 전통의 아름다움과 IT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커다란 조형물에 세종시에 관한 영상이 지속해서 상영된다. 영상을 보면서 금강보행교 산책을 하면 된다.

금강보행교는 시계방향의 12가지 테마를 즐기면서 산책할 수 있다. 일곱 시 방향 산책 코스는 볼거리 체험 거리가 많다. 먼저 “빛의 시소”다. 빛의 시소를 타면 금강에 떠 있는 배를 탄 느낌을 주는 곳이라 아이들이 좋아한다.

빛의 시소 옆에는 흔들 징검다리 놀이기구가 있다. 흔들 징검다리는 시냇가에서 징검다를 건너는 것 같아 균형을 잡고 건너야 한다. 흔들 징검다리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연인들도 좋아한다. 징검다리를 건널 때 손잡아주면서 사랑을 확인하는 곳이다.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체험할 수 있어서 금강보행교를 찾는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바로 옆 정글짐은 밧줄로 얽혀진 흔들다리가 있다. 흔들다리도 누구나 좋아하는 곳이다.

그 앞엔 안개를 뿜어내는 분수가 여러 개 있다. 분수가 뿜어내는 안개는 햇살에 반사돼 무지개가 뜨고 안개낀 강가는 몽환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일곱 시 산책로를 지나 여덟 시 산책로로 이어간다. 여덟 시 산책로는 AR 망원경 있는 곳이다. 망원경과 증강현실을 접목해 금강의 도깨비 설화를 AR 게임으로 소개한다. 이곳엔 자전거 산책로로 내려가는 승강기도 있다.

▲금강 ⓒ 전윤선
▲금강 ⓒ 전윤선

아홉 시 방향 산책로는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은 강화유리로 금강 아래 흐르는 물이 훤히 보여 심장이 쫄깃해지고 금강의 먼 곳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아홉 시 산책로는 사랑의 약속 나무도 있다. 두 그루의 소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 나무는 키오스크를 통해서 사진 촬영 후 시간을 저장할 수 있다. 가는 곳마다 테마가 다 달라 심심할 틈이 없는 곳이 이응다리 금강대교다. 멈춤을 모른다. 문득 지금쯤 내 인생의 시계는 어디쯤 달려가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인생의 시간은 고장도 없이 흘러가 어느 시점에서 멈추면 그대 지구별 여행을 끝내고 안식처에 도착하겠지.

열 시 방향은 빛의 해먹이다. 빛의 해먹은 반달 위에 앉아 금강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반달 그네에서 금강을 바라보는 풍경은 낭만 가득이다. 휠체어 사용인은 반달 그네를 탈 수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열한 시 방향 산책로는 황혼의 쉼터다. 황혼의 쉼터는 힐링과 휴식 속에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넌 늙어 봤니, 난 젊어 봤다”는 노랫말처럼 누구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그때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날을 그리워하고 후회도 하며 늙어간다. 아니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 늙어가므로 성숙해지고 마음이 여유로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세상사 덧없음을 깨달아 가면서…….

▲중앙공원 세종대왕 ⓒ 전윤선
▲중앙공원 세종대왕 ⓒ 전윤선

열두 시 방향 산책로는 뿌리 깊은 나무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을 연출한 공원으로 여섯 시 중심축과 열두 시 중심축이 금강보행교 이응다리의 중심축이기도 하다. 뿌리 깊은 나무가 있는 이곳은 중앙공원으로 나가는 곳이어서 주변 공원을 산책할 수 있다. 하천 아래로는 자전거 길과 연결돼 있다. 게다가 장애인 주차장과 장애인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알리움 꽃 조형물 ⓒ 전윤선
▲알리움 꽃 조형물 ⓒ 전윤선

한 시 방향은 눈꽃 정원이다. 눈꽃 정원은 개절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LED 알리움 꽃 조형물로 눈이 호강할 수 있는 곳이다. 알리움 꽃은 조형물로 자주 사용된다. 알리움 꽃은 대파꽃과 비슷하고 민들레 홀씨 같기도 하다. 두 시 방향 산책로는 가을이 오는 소리다. 바닥에 은행잎, 단풍잎 낙엽무늬를 밟으면 풀벌레 소리가 난다. 두 시 가을이 오는 산책로에서 낙엽 밟는 소리를 체험해도 좋다.

▲한글나무 ⓒ 전윤선
▲한글나무 ⓒ 전윤선

세 시 방향은 행복한 한글 나무다. 세종의 훈민정음을 상징하는 한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그늘 휴식 공간이어서 세종시의 상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곳이다. 네 시 방향 산책로는 숲속의 작은 연주회를 즐길 수 있다. 나무에 매달린 실로폰을 시계방향으로 두드리면 동요가 연주된다. 아쉽게도 휠체어 이용인은 실로폰으로 접근할 수 없다.

다섯 시 방향 산책로는 봄빛의 향연이다. 바닥조명을 통해 발끝에서 피어나는 봄을 담은 빛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이응다리 금강보행교는 서둘러 둘러보면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반나절 동안 인생 시계는 어디쯤 와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해는 산허리로 내려앉고 어느덧 저녁 인사를 한다. 붉게 타버린 노을은 검붉은 잿빛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 자리에 연한 달이 내려다본다. 어쩌면 오늘 봤던 모든 것들이 생의 마지막일 수 있다. 오늘만이 볼 수 있는 하늘과 바람과 풍경이 내일도 같을 순 없기 때문에 오늘은 오늘만이 주어진 생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기 때문이다.

▲장애인화장실 ⓒ 전윤선
▲장애인화장실 ⓒ 전윤선

무장애 여행 팁

  • 가는 길: ktx 오송역에서 B4버스 세종시청 하차, 10월부터 세종 누리콜 즉시콜 제도 시험 운행, 전화 1899-9042
  • 접근가능한 식당: 세종시청 앞 상가건물 모두 접근 가능
  • 접근 가능한 화장실: 금강보행교, 6시 방향 진입로, 12시 방향 중앙공원

[더인디고 THE INDIGO]

사)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무장애관광인식개선교육 강사. 무장애 여행가로 글을 쓰며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활동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접근 가능한 여행은 모두를 위한 평등한 여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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