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전략]② ‘자카르타 선언’ 이행 약속한 한국 정부,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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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에스캅 최종평가회의 회의장 무대에 진열된 회원국 국기들 ⓒ더인디고
▲제3차 아태장애인10년 최종평가를 위한 정부간 고위급회의장에 진열된 회원국 국기들 ⓒ더인디고

  • 이행 약속했지만… 중국·일본 정부는 온라인 참석
  • 한국 정부, 지난 10년 65억 원 투입… 국제연대 강화 약속
  • 정부·장애계 공동 평가와 전략 수립 서둘러야!

[더인디고 조성민]

유엔에스캅(UN ESCAP) 회원국들은 오는 2032년까지 인천전략을 지속해서 이행하겠다는 ‘자카르타 선언’을 채택했지만, 아태지역 장애계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 최종평가를 위한 정부간 고위급회의’에서의 일이다.

회의에 참석한 장애계 인사들은 향후 10년 동안 주도 국가나 이행 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회원국뿐 아니라 에스캅 역시 인천전략 이행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대신 국가 차원의 평가와 이를 기반으로 향후 이행 의지를 고취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다는 대안 의견도 덧붙였다.

회의적인 배경에는 각국 정부 대표들의 외교적 혹은 선언적 발표도 한 원인으로 꼽는다. 정부 당국자들은 “지역 내 장애계 현안과 과제에 공감한다”면서도 “자카르타 선언을 이행하겠다” 혹은 “협력하겠다”는 의례적 말만 내놨을 뿐이다. 게다가 지난 1, 2차 10년을 주도한 중국과 일본 정부는 온라인으로만 참석해 이전보다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낳았다.

중국·일본 정부의 불참 속, 한국 정부 자카르타 선언이행 약속

한국 정부 역시 당초 고위급 관계자가 참석하기로 알려졌지만, 주무 부서 실무자가 참석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UN ESCAP 최종평가회의 개회식 연설을 영상으로 하고 있다. ⓒ더인디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3차 아태장애인10년 최종평가를 위한 정부간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영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더인디고

다만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개회식 영상 연설에서 “2013년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장애인을 포함하도록 했고, 2017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장애포괄적 개발협력사업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며, “장애포괄적 개발을 강조하는 국제정세를 반영한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했다”고 10년의 성과를 평가했다.

이어 “인천전략이행기금 사무국(한국장애인개발원)을 통해 ‘인천전략 목표 8(장애통계 개선)’ 달성을 목적으로 신뢰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는 장애데이터 구축과 일부 국가들과의 중장기협력사업 및 비영리단체 대상 기금 공모사업을 진행했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새로운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아태지역 국가들이 힘을 합쳐나갈 수 있도록 인천전략의 모든 목표 실현과 자카르타 선언 이행 등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국가성명’에서도 지난 10년의 성과에 대해 “인천전략이행기금을 통해 회원국의 장애포괄적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을 위한 기술협력을 진행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재설정 등 국제연대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인천전략 이행 10, 65억 원 투입장애계와 평가 통해 새판 짜야!

한편 한국 정부는 인천전략 이행을 위해 올해까지 10년간 약 65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통계 등을 위해 에스캅에 매년 4억 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3억 원은 이행 사무국인 개발원을 통해 정부와 민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펼쳤다. 이는 아태 10년이 종결되는 올해만이 아니라 내년에도 7억 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본적인 예산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는 별도로 지난 3차 10년의 기념과 앞으로도 이를 체계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인천전략 이행 센터(가칭)’ 설립 및 운영에 대해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 데이터 구축사업이나 중장기 협력 사업 등 3차 10년 동안 추진했던 사업 등을 포함해 이행 주체와 방식 등에 대해 아직 구체화 된 바는 없다. 지난 10년 한국 정부의 인천전략이행 기금 사업 평가를 포함해, 장애계에 일궈낸 성과와 예산 규모도 함께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태장애인10년 최종평가회의에 참석한 아태지역 장애계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아태장애인10년 최종평가회의에 참석한 지역 장애계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이번 최종평가회의를 온·오프라인으로 참관한 복수의 국내 장애계 관계자들은 “자카르타 선언을 통해 인천전략을 지속해서 이행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도 한국 정부에 대한 아태 장애계의 기대는 여전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자카르타 선언을 어떻게 이행하겠다는 것인지, 또한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의 재설정과 국제연대’에 대한 방향은 무엇인지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가 인천전략 성과 등이 담긴 백서 발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백서 발간을 계기로 지난 10년의 성과를 비롯해 CRPD 최종견해에 따른 이행 및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하는 과제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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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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