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언론들, 2022년 장애이슈 해석의 ‘인식차’, 토크쇼로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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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언론들의 2022년 장애이슈 해석의 ‘인식차’, 토크쇼로 드러나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8일 복지TV를 통해 ‘2022 기자와 함께하는 장애계 핫이슈 TOP5 토크쇼’를 방송했다. ⓒ 토크쇼 유튜브 갈무리
  • 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은 늦었지만 ‘환영’…준비해야 의견 일치
  • 탈시설과 이동권 투쟁, 더인디고 vs 소셜포커스… 입장차 분명해
  • 조 대표…지역사회 살아야, 염 편집장…시설은 존치해야
  • 이동권 투쟁…기본권 요구 정당 vs 일반 시민 불편 고려해야
  • 더인디고, 고통받는 자 앞에서 중립없다…장애편향언론의 가치, 지향할 것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지난 28일 복지TV를 통해 ‘2022 기자와 함께하는 장애계 핫이슈 TOP5 토크쇼’가 방송되자 장애계 일각에서는 참여한 장애언론들이 각종 이슈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온도차가 크다는 반응이 많았다. 복지TV 박마루 사장이 진행한 이번 토크쇼에는 소셜포커스 염민호 편집장, 더인디고 조성민 대표, 웰페어뉴스 정주리 국장이 참여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늦었지만 의미 있어이제 준비해야

▲토크쇼 진행을 맡은 복지TV 박마루 사장 ⓒ 토크쇼 유튜브 갈무리

박 사장은 올해 가장 핫한 이슈로 지난 12월 8일 국회를 통과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 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먼저 꼽았다. 협약 설명으로 말문을 뗀 정 국장은 “협약은 유엔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국제 조약으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협약의 부속문서인 “선택의정서는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당사국 장애당사자들이 장애인 권리 실현을 위한 개인진정과 직권조사제도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조 대표는 선택의정서의 “개인진정제도는 국내 대법원까지 사법 절차를 모두 거치고도 권리구제를 받지 못했을 경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이하 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이고, 직권조사는 한국에 심각한 차별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원회가 조사관을 파견해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는 제도”라며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자 박 사장이 선택의정서 비준이 14년 동안 미뤄진 이유가 뭘까 싶다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도 있기 때문 아니냐고 운을 뗐다. 이에 염 편집장은 우리나라 입법부인 국회의 늑장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그동안 장애계가 장애인권리협약(선택의정서인 듯) 비준을 간절히 바라왔던 건 사실”이라며, 이번 선택의정서 비준은 국내 문제를 유엔에까지 끌고 가기보다는 국가에 책임 강화성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소셜포커스 염민호 편집장 ⓒ 토크쇼 유튜브 갈무리

조 대표는 “협약에는 장애인 이동권, 교육권, 건강권, 생명권. 또 비차별 등 모든 권리가 규정되어 있고 비준한 당사국은 정책과 법제도에 반영 의무가 있다”고 전제하고 “정부가 비준을 14년이나 끌어왔던 게 아이러니”라고 잘라 말했다. 정 국장도 “협약의 이행 여부는 결국 당사국의 선택과 의지일텐데 이를 강제하는 제도가 결국 선택의정서의 존재 이유일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염 편집장은 그동안 “장애인단체들이 요구해왔던 장애인의 인권과 권리에 대한 것들을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 목표를 세우고 이제 바로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조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는 장애인 차별 소송이 대법원까지 간 사례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내 사법 절차 최소 3년, 개인진정 결정까지 5년 정도 걸린다면 대한민국 1호 사건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면서 “호주처럼 변호사 그룹과 장애인단체들이 연대해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실효성을 위한 과정과 절차가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후, 토크쇼는 장애인 주류화 문제가 잠깐 거론되었으나, 다소 생소한 이슈 탓인지 의미있는 토론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채 쟁점 이슈인 탈시설과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대한 각 언론의 입장 논의를 시작했다.

장애인 부모 위해 시설 필요하다는 주장에 탈시설은 장애당사자 지역사회 살자는 것, 찬반 논쟁 자체가 의미없다고 일축

▲더인디고 조성민 대표 ⓒ 토크쇼 유튜브 갈무리

먼저 말문을 연 조 대표는 탈시설은 “지난 정부 국정과제”였다면서, “2024년까지 탈시설 로드맵의 결과에 따라 정부의 정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하자, 염 편집장은 탈시설 이슈가 찬반으로 나눠져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염 편집장은 “지역사회 자립 준비가 되었는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정 국장은 위원회도 탈시설 권고를 내놓고 있다면서 찬반 논쟁보다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준비해야 하는 거역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염 편집장은 “우리나라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은 이상적”이라면서도 보건복지부 조사에도 장애인 학대는 가정에서 가장 많고 자녀를 집 안에 가둬놓는 것보다 시설에 맡겨 자녀를 돌보게 하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설을 장애인 보호시설이 아니라 수용시설로 규정하는 것은 시설에 대한 혐오감을 부추기는 등 굉장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학대는 일부 시설의 문제이며, 대부분 시설들은 취약계층 보호에 대한 봉사나 사명감이 있으며 오히려 시설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협약에는 탈시설이 용어가 없는데도 마치 탈시설이 협약에 명시돼 있는 것처럼 말한다는 것”이다. 그러자 조 대표는 탈시설 용어가 협약에 없다는 염 편집장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탈시설의 “가장 핵심은 장애인들이 우리 공동체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자립생활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특히, “탈시설(Deinstitutionalization)은 협약 제19조 자립생활을 해석해 둔 일반논평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지난 9월 9일 우리나라 국가보고서 심의에 대한 최종견해와 함께 유엔은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탈시설은 결국 지역사회에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느냐 하는 문제”라면서 “아무런 의미없는 찬반논쟁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웰페어뉴스 정두리 국장 ⓒ 토크쇼 유튜브 갈무리

이동권 투쟁, 극단적 시위는 시민 불편만 초래기본권 요구 정당하고 장애계 반대는 납득할 수 없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이동권 투쟁으로 이슈가 넘어가자 정 국장은 전장연의 시위로 불편하신 분들은 꼭 극단적 시위를 해야 하느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하지만 “굉장히 긴 시간 대중교통 이용 등 이동권이 제한되어 있었다는 점도 있었다”면서 사회 일원으로서 그 시위 이면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장애인권리예산 주장만 국한해 본다면, 장애인정책국 예산이 올해 약 4조에서 내년에 10% 상승해 4조 5천억 정도 될 듯하다. 이는 전체 예산의 약 0.6%이며 OECD 평균 2.4%에 비해 현저히 낮다. 장애인단체들의 노력으로 매년 0.1퍼센트 씩 늘려 최소한 현 정부에서 1.2%까지 가야 되지 않느냐는 요구는 정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 이동권 투쟁 또한 정당하며 이를 요구하기 위한 집회로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권리 시위에 의한 불편의 정당성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염 편집장은 “전철을 지연시키는 시위를 상시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국토교통부가 교통편의를 대폭 개선하지 않는 한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과정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굳이 굳이 시민들의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해야 될까 의문이라는 것이다. “장애인단체도 사회구성원에 대해서 끊임없이 설득하고 또 양해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며, “장애운동의 극단적인 시위는 오히려 어떤 큰 과제가 묻힐 수 있다”면서 “과제는 이동권만 있는 것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제도도 고쳐지는 것”이며, “많은 장애인단체들이 20년 가까이 장애인인식개선을 위해서 노력해 왔는데 노력들이 무위로 돌아가는 듯한 좀 허탈감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토크쇼를 통해 선택의정서 비준에 대한 각 언론사의 긍정적 의미 외에 탈시설과 장애인 이동권 투쟁을 해석하는 입장차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소셜포커스는 장애인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며 도리어 선진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인디고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이 살아가는 권리의 실천이 탈시설이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또한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 대해서도 더인디고는 기본권 주장을 위한 시위의 정당성을, 소셜포커스는 일반 시민의 불편 초래하는 극단적 시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마지막 인사에서 정두리 국장은 올해 드러난 문제들의 해결과 “장애인과 원활하게 대화하는 환경을 내년에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더인디고 조성민 대표는 “올 한 해 선택의정서 비준으로 기쁨을 나눴지만 반면 발달장애인 참사 등 비극적 사건도 많았다”면서, 고통받는 자 앞에서 중립은 없다는 장애편향성을 지향하는 더인디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염민호 편집장은 “사회 약자를 위해서 많이 투자하는 것이 제일 우선 과제”라면서 사회인프라 마련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토크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유튜브 채널인 세바우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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