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28] ① 조미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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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희 부모연대 경기지부 성남지회 회원(3월 7일 제28차 화요집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미희 부모연대 경기지부 성남지회 회원(3월 7일 제28차 화요집회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14년간 최중증 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들이 태어난 날 너무 기쁘고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생후 3개월부터 아들이 아프기 시작해 지금까지 재활 치료를 하러 다니는 병원 떠돌이, 유랑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14년 동안 아들이 병원이나 치료를 다니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장애 아이를 집에 데리고 있지 왜 데리고 나왔냐는 말에 밤새 울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아픈 장애 아이를 낳았을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아이가 아플까“ 내게 아들은 자식이나 사랑을 줘야 하는 존재가 아닌 짐이 되어 버린 아들을 보면서 내가 죽고 나면 이 아이는 어찌 될까 하는 생각에 몇 번이고 죽으려고도 했습니다. 고속도로로 차를 몰고 나가서 핸들도 꺾어봤지만, 차마 죽지 못하고 서러움과 답답함에 가슴만 쥐어뜯으면서 울었습니다.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제가 우는 모습을 해맑게 보고만 있는 모습에 또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저는 지금 꿈속에서 아들과 같이 죽는 꿈을 꿉니다. 꿈에서 깨면 지금이 차라리 꿈이길 기도합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 제가 죽은 후에도 이 아이가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 속에 아들의 미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들이 자라나 40대가 되고 50대 되고 60이 되어 있는 모습은 없습니다. 아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도 저는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아들과 그려 보는 미래의 모습은 늘 저의 죽음과 같이 끝납니다. 나라에서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지만 그 속에 저희가 낳은, 앞으로 낳을 수 있는 장애인들은  없습니다. 나라에서 이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더불어 그 부모들도 살려주세요. 너무도 숨 막히는 이 삶에서 목숨을 끊지 않고 살아가게 해 주세요. 

–2023년 2월 28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28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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