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뇌협, 창립 30주년 맞아 ‘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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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뇌협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8일 기념행사를 열고 6월 10일을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로 선포했다. 사진은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30주년 케잌 절단 등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한뇌협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8일 기념행사를 열고 6월 10일을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로 선포했다. 사진은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30주년 케잌 절단 등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 국내외 역사적 맥락 고려… 610일로 결정
  • 8일 기념식서 의사소통권리보장6대 정책과제 제시
  • 국가·지자체 책임 강조한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채택
  • 사회적 동참 위한 ‘11CP PRIDE’ 온라인 캠페인 전개

[더인디고 조성민]

610일은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Korea Cerebral Palsy Day; KCPD)!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한뇌협)이 6월 10일을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Korea Cerebral Palsy Day; KCPD. 이하 뇌병변장애인의날)’로 선포하고, 뇌병변장애인 맞춤형 권리지원정책 수립과 건강권 보장 등 6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8일 한뇌협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뇌병변장애인의날 선포와 더불어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도 발표했다.

▲한뇌협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8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 선포와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 등을 발표했다. ©더인디고
▲한뇌협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8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 선포와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 등을 발표했다. ©더인디고

한뇌협은 “지난 2000년 장애 유형 개편에 따라 ‘뇌병변장애인’이 처음 통계수치 상 세상에 존재를 드러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20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정부의 정책이나 지원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존재를 부정당한 채 살아오고 있다”면서, “이러한 세상을 바꾸고자 지난 30년간 뇌병변 당사자의 권리를 스스로 말하고, 사회 인식을 바꾸는 다양한 투쟁을 이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뇌병변장애인의날은 권리 확대를 위한 국제 연대와 더불어 국내 뇌병변장애가 있는 아동, 청소년, 성인 등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와 이에 따른 지원 및 기회를 촉구하는 ‘행동하는 날’”이라며, “이를 기념한 다양한 캠페인과 차별적인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과제를 제시한”고 밝혔다.

이날 한뇌협이 요구한 정책과제는 뇌변병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권리지원정책 수립, ▲건강권 보장, ▲의사소통권리보장, ▲노동권 보장, ▲교육 접근권 보장 ▲보조기기 지원 시스템 전환 등 6대 과제다.

구체적으로는 뇌성마비와 뇌졸중 등 각 영역·연령별 실태 및 욕구 조사와 권역별 종합지원센터 설치, 중앙정부 및 지자체 조례 제정 등 관련 정책을 제도화할 것을 촉구했다. 의료기관과 재활치료 서비스 접근성과 주치의제도의 실효성 확보뿐 아니라 완전한 통합교육과 학교 접근권, 긴급재난 및 감염병 등에 따른 대응책도 중요 요구 사안이다. 경쟁시장에서 소외되는 뇌병변장애인들의 맞춤형 직군 개발과 권리중심 일자리 확대, 최저임금제외조항 폐지 등 노동권 보장도 세부과제에 포함했다. 또한 장애인 정보 접근 및 의사소통서비스 기준 마련과 전달체계 구축, 광역 및 기초단위 의사소통 환경 구축을 위한 ‘의사소통권리증진조례’ 제정, 현행 보조기기 지원체계 역시 당사자 욕구에 따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한뇌협은 “정책과제뿐 아니라 뇌병변장애인의날을 기념하며 사회적 인식변화를 위한 캠페인도 전개한다”며, “▲뇌병변장애인 당사자들은 일상의 삶과 요구들이 녹아있는 자기 몸을 드러내는 ‘온라인 행동’을, ▲일반 시민들은 ‘녹색 리본을 착용하는 실천행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온라인 행동 ‘일몸일맘 CP PRIDE’는 뇌병변장애인의 삶과 사회적 요구에 관한 사진, 영상, 그림, 짧은 글 등을 제작해 한뇌협 또는 개인 SNS에 올리는 캠페인이다. 이때 #뇌병변, #한뇌협, #30주년, #뇌성마비, #바롬 #KCPD, #일몸일맘, #CP 등 뇌병변장애인을 드러내는 해시태그를 달아 줄 것도 요청했다.

한뇌협의 창립일은 6월 6일이다. 1993년 이날, 국내 최초 뇌병변장애인 당사자조직인 ‘뇌성마비연구회 바롬’에서 시작됐다. 이어 23년 전인 2000년, 뇌병변장애는 법적으로 독자적인 장애유형으로 인정받게 됐다. 하지만 6월 10일을 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로 정한 데에는 세계뇌병변장애인의날(World Cerebral Palsy Day; WCPD)과 한국의 역사적 맥락에서 비롯됐다. 국제 연대 차원에서 10월 6일인 세계뇌병변장애인의날을 뒤집어 6월 10일로 정했다는 것이 한뇌협의 설명이다. 또한, 6월 10일은 1926년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독립을 외쳤던 ‘6.10 만세운동’과 1987년 군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6.10 민주항쟁’이 있었던 날로, 대한민국 민중운동의 역사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라는 의미도 덧붙였다.

▲자랑스러운 뇌병변장애인상 시상 기념 촬영 ©더인디고
▲자랑스러운 뇌병변장애인상 시상 기념 촬영 ©더인디고

한편 이날 기념식에선 뇌병변장애 당사자인 황철호 연극배우(극단 다빈나오)와 뇌병변장애인 가족인 장문정 영화배우(SW 엔터테인먼트)가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시싱식과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30년 전 한뇌협의 기초를 다진 류흥주, 배용한 전 대표가 공로패를, 강북례 경기지회장, 천선자 제주지회장, 장인선 강원지회장이 감사패를 받았다. 자랑스러운 뇌병변장애인상은 김준호, 박종혁, 권기대, 안건형, 이태규 당사자 활동가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양영희 한뇌협 회장은 “서른 살 생일의 축하를 전국의 뇌병변장애인 당사자와 활동가”에게 돌린 뒤, “오늘을 자축하고, 오는 6월 10일을 대한민국 뇌병변장애인의 새로운 생일인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로 선포한다”며, “이제 서른 살 청년의 원대한 뜻을 담아 우리의 잔치를 시작하자”고 선언했다.

▲한국협 홍보대사로 위촉된 장문정 영화배우(뇌병변장애인 가족)와 황철호 연극배우(뇌병변장애 당사자)가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더인디고
▲한국협 홍보대사로 위촉된 장문정 영화배우(뇌병변장애인 가족)와 황철호 연극배우(뇌병변장애 당사자)가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더인디고

한편 이날 채택된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 전문을 게재한다.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헌장

대한민국의 모든 뇌병변장애인들은 동등하고 독립된 인격체로서 생명을 존중받고 차별과 혐오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또한 인간다운 삶과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으며,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온전한 자립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헌법과 법률, 그리고 국제연합의 장애인권리협약에 근거하여 이러한 뇌병변장애인의 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며, 다음과 같은 뇌병변장애인의 권리를 확인하고 이를 실현할 책임이 있다.

1. 뇌병변장애인은 정부와 지역사회로부터 체계화된 종합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2. 뇌병변장애인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 상한제 등을 통해 부담 없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고 건강을 관리할 권리가 있다.
3. 뇌병변장애인들은 복합적 의사소통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
4. 뇌병변장애인은 자신에게 적합한 맞춤형 일자리와 이를 통한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5. 뇌병변장애인은 특화된 가족지원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6. 뇌병변장애인은 자신의 몸에 맞는 맞춤형 보조기기를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
7. 뇌병변장애여성은 성인지적 관점에서의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8. 뇌병변장애인은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참여를 통해 자립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9. 뇌병변장애인은 자신의 권리와 필요한 서비스를 법적으로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10. 뇌병변장애인은 자신의 권리보장을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예산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2023년 6월 8일
제1회 6.10 한국뇌병변장애인권리증진의날 선포대회 참가자 일동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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