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당사자들, ‘자폐 특성’ 왜곡한 ‘SBS’, 사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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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자폐자조모임 estas 로고. /출처=estas 페이스북
▲성인자폐자조모임 estas 로고. /출처=estas 페이스북
  • 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 자폐 특성=범죄 성향…편견 조장
  • SBS가 편견 조장…자폐인들 사회로부터 분리 우려해
  • 사과와 보도기준 마련 및 자폐수용 교육 마련 요구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지난 26일 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이하, estas) 가 ‘자폐 특성을 범죄와 연결시키지 말라’며, SBS의 사죄와 인권적 관점의 자폐 보도기준을 마련할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성명에서 estas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정유정의 범행을 분석하면서, “자폐 성향을 지닌 사람이 트라우마에 노출돼 두 번째 충격이 오면 ‘높은 확률로 범죄할 수 있다’ 하여 자폐 성향과 범죄를 연관”지었지만, “자폐성 장애는 다양성이자 장애 특성”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송으로 인해 대중들은 자폐인은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위험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게 되고 지역사회로부터 배제하자는 논리가 만연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자폐인의 사망원인 중 7위가 타살이란 통계(2018년)를 보더라도 “가해자보단 피해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면서, 결국 “자폐 성향을 범죄와 연결하고자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이상심리 특성을 마치 전체 자폐인의 특성인 것처럼 호도하는 과도한 일반화로 인한 편견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편견은 자폐인을 사회로부터 분리하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되며 그 결과 수많은 자폐인들이 “시설, 정신병원 등으로 격리당하며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방송은 정유정이 ‘아스퍼거 증후군’(고기능성 자폐)일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고기능성 자폐’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용어에 불과하며, 이러한 일반화가 이들을 자폐 특성을 숨긴 채 살아가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사회는 자폐인을 배제, 거부, 차별하면서 자폐인의 ‘사회성’을 운운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 estas는 “자폐인들에게 진정한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사회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자폐인들이 가진 사회에 대한 불만을 누군가 들어주기라도 했는지” 꼬집었다. 이번 SBS의 방송은 “오로지 자폐인을 범죄와 연관해 사법적 통제를 꾀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인권침해”라고 주장한 estas는 “언론의 책임을 깊이 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tas는 ▲자폐 성향을 범죄와 연결시키려 했던 SBS는 자폐인에게 직접 사죄하고, 이를 반복 재생산했던 ▲언론계 또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기반한 자폐당사자들에 대한 인권적 관점의 보도기준을 마련할 것,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에 대해서는 ▲언론인, 전문가 등이 자폐장애 수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고용, 교육 등 일상생활 영역에서 미인식 장애인을 포함한 자폐성 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중장기적 조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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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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