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출산법, 장애아동 ‘유기’에 ‘합법적’ 악용될 것…우려와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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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출산법, 장애아동 ‘유기’에 ‘합법적’ 악용될 것...우려와 비판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하고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여성을 보호하고, 아동에게 안전한 양육환경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의 보호출산법이 장애아동을 합법적으로 유기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 듯하다. ⓒ 언스플래시
  • ‘사회적 부모팀’, 익명출산…‘장애아동 합법적 유기’ 악용 지적
  • 아동의 위기상황(장애) 이유로 합법적 양육 포기 늘어날 것
  • 익명출산 아닌 안전한 임신중지·출산·양육 등 지원 먼저
  •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 정면으로 위배 소지 커…논란될 듯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지난 8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위기임산부 및 아동 보호·지원에 관한 특별법(일명 보호출산법)’이 장애아동을 합법적으로 유기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프레시안 등 복수의 언론들은 지난 13일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는 성명을 내고 “출산 후 1개월 이내에 보호 출산(익명 출산)을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보호출산법 제14조는 장애아동의 보호와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2021년도 장애통계연보를 인용해 “만1~2세 장애아동 대부분이 뇌병변장애로 인한 미숙아”를 포함한 “구개파열, 다지증, 단지증, 사지결손, 외모상 기형, 선천적 대사이상, 청각장애 등과 선천적 심장병, 선천성 매독, 다운증후군을 비롯한 염색체 질환 등을 가지고 태어나는 장애아동들”이 보호출산법 제14조에 따라 이 장애아동들이 “합법적으로 유기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영아의 양육문제는 정책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구성원이 존재할 경우 취약한 가족을 함께 지원하며 돕는 차원의 문제인 것이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동만을 따로 떼어내어 보호출산이라는 이름으로, 그것도 합법적으로 유기할 수 있도록 도울 일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보호출산법 제14조는 산모의 위기상황이 전혀 아닌 아동의 위기상황(장애)에 따라 얼마든지 합법적으로 유기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심각”한 만큼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호출산법은 최근 출생신고 없이 태어난 영아가 잇따라 살해·유기되면서 그 해결책 중 하나로 거론됐다. 구체적으로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하고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 여성을 보호하고, 아동에게 안전한 양육환경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보호출산(익명 출산)이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아동의 위기상황(장애 등)에 따라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논의가 지연된 바 있다.

장애여성 공감도 지난달 성명을 내고 “익명출산이 아닌 안전한 임신중지와 출산, 양육의 통합적 지원 체계 구축이 먼저”라면서 “임신 중지의 비범죄화는 단지 임신 중지에 대한 처벌 중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과 출산, 양육에 관여하는 모든 상황에 대한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며, 출산보호제 도입을 반대했다. 미혼모단체들로 구성된 ’보편적출생신고네트워크’도 “모(母)의 정보를 숨기는 것이 아동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의 정체성에 대한 권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익명출산제가 사실상 시행되는 국가에서도 영아 살해, 아동 유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건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경험적 증거”라며 반대한 바 있다.

한편,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 1은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돼야 하며, 가능한 한 자기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8조 1은 ‘당사국은 국적, 성명 및 가족관계를 포함해 법률에 의해 인정된 신분을 보존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존중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어 보호출산법이 협약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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