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 통합학급 공개수업 참여 거부는 차별… 인권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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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부모연대,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3개 단체는 지난 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학생 통합학급 공개수업 참여 거부에 대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겨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3개 단체는 지난 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학생 통합학급 공개수업 참여 거부에 대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겨을 개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 학교 측 국어교과는 특수학급에서 듣는 교과
  • 장애계 장애학생은 차별해도 된다는 인식 심어준 꼴
  • 부모연대 등 학교현장 차별사례 모아 대응할 것

[더인디고] 서울의 한 초등학교 공개수업에서 장애학생을 배제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장애인단체들이 교육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교는 학교장의 재량으로 연 1~2회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고 있다. 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과 이해를 돕기 위해서다. 학교에 따라 일반학급, 특수학급, 방과후학교 등 공개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학부모 공개수업은 자녀의 학교생활과 교실 내 학습과정을 직접 살필 기회다. 특수교육대상 학생도 예외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선 여전히 분리, 배제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A 군은 올해 서울의 모 초등학교 4학년이다. 지난 10월 11일 학교는 ‘보호자 공개수업 나눔참관 신청서’를 학부모에게 배포했고, A 군의 부모는 참관을 희망한다고 회신했다. 앞서 지난 3년간 통합학급 공개수업을 다 참여해왔던 터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번 통합학급 공개수업은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통보했다. 부모의 문제 제기에 국어 교과는 특수학급에서 듣는 교과이기에, 원반에서 진행하는 국어 공개수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학교 측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 같은 일이 알려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은 A군의 부모와 함께 지난 1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교육대상자 통합학급 공개수업 참여 거부는 차별이라며 학교장을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공개수업 참여 거부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공개수업 참여 거부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수정 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장애학생이 공개수업에서 배제되는 과정을 지켜본 같은 학교 비장애학생들에게 장애학생은 언제든 누군가에 의해서 배제되거나, 차별해도 되는 대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꼴”이라며, “아이들이 그런 인식 속에서 자라나갈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해당 학교의 차별적인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비단 이것이 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학교현장의 통합교육 환경에 대해 비판했다.

김성연 장추련 사무국장도 “장애학생도 원반의 학생이다. 특수반은 장애학생의 학교생활에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편의제공”이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도 많은 학교에서 장애학생이 분명히 속해 있는 원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특수반 학생인 것처럼 배제하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서, “이번 기자회견은 해당 학교의 공개수업 배제의 문제가 아닌 장애학생이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가에 대해 학교가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진정인인 A 군의 부모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유를 밝히며 “저희 아이처럼 특수교육대상자인 아이도 최소한의 학교 처우와 학교행사 참여의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부모연대 조경미 국장도 “학교현장에서 일상적인 차별을 경험하고 있지만, 부모가 직접 진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함께한 부모님의 큰 용기가 다른 학부모들과 학교현장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4조 차별의 금지조항에는 수업, 학생자치활동, 그 밖의 교내외 활동에 대한 참여 배제를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면서, 해당 학교의 통합학급 공개수업 참여 거부는 차별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학생을 더 잘 지원하는 학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정예현 국장은 “이제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어렵고 지루하고 이해하기 힘드니 특수학급에 가서 편하게 쉬면서 쉬운 걸 배우라고 아이들을 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통합학급에서 친구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통합학급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국장은 또한 “통합교육은 우리의 미래”라며, “분리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장애학생들이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부모연대와 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장추련 등은 향후 해당 학교 측과 학부모와의 후속 조치에도 적극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을 결의했다. 통합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차별사례들을 모아 교육청과 학교장을 상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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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h957@naver.com'
워아이니
5 months ago

거기 초등학교 내년에 공사 시작한다고 폐교되는 고등학교로 2년정도 옮겨서 수업하는데 장애학교와 함께 폐교고등학교를 쓴다고 지난주에 기사 나왔네요. 교육감은 비장애와 장애가 함께 어우러진다고 뜻깊다고 하셨고 전폭적으로 지원한다고까지 인터뷰하셨고… 현실은 어떤 모습이 맞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