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가족지원센터, ‘발달장애인 인권침해’ 해명… 당사자 측 “용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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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가족지원센터
ⓒ유튜브 화면 캡처/https://www.youtube.com/watch?v=774XTM_BUUg&feature=youtu.be
  • 음성가족지원센터, “장애인당사자와 가족에게 사과… 그러나 진실 왜곡하고 있어”
  • 당사자 측, “14일 음성가족지원센터장의 기자회견은 변명과 거짓말에 불과”

[더인디고 조성민]

“발달장애인 형이 근거도 없이 직원들에 의해 성희롱 범으로 몰렸다. 휴대폰도 빼앗긴 채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군청 직원과 어머니가 올 때까지 감금되어 감시를 당해야 했다. 당시 형이 겪었을 불안감과 고립감을 생각하면 견딜 수 없다. 또 7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위압감을 느끼며 어머니와 형은 각서까지 써야 했고, 결국 형은 곧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이달 14일 늦은 저녁,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이하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장애인 일자리사업으로 일을 하다 그만두게 된 발달장애인 A씨의 동생 최모씨(41세ㆍ남)였다.

그는 이후에도 최 씨는 본지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 요지는 “진심으로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장애인을 돕고 지원한다는 센터, 특히 센터장이라는 분이 기자회견에서 사건을 부인하고 변명하는 것을 보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사과를 해도 받을 생각도 없고 센터장과 직원에 대해서는 용서할 마음도 없다.” 며 “법적 처벌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14일 오후 석덕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음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발달장애인 인권침해 공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석 센터장은 “사실 관계를 떠나, 장애인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고, 진실이 왜곡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석 센터장은 기자회견에서 “당시 5월 15일 자신은 연가 중이었고, 불법 촬영 소식을 듣고 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30분이었다. 여직원 3명 중 1명은 이미 응급실로 실려 갔고, 다른 2명은 실신 직전 상태라 급히 병원 진료를 보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후 6시 20분경 군청 일자리사업 담당 공무원이 A씨 어머니에게 전화했고, 당시 군청 직원과 공익요원 2명이 어머니가 도착한 7시 30분까지 A씨를 보호하고 있었기에 ‘감금’라는 표현은 말이 안 된다.”며 기존 언론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또 “(자신이) ‘발달장애인 A씨가 불법촬영과 협박, 욕설이 심해서 직원이 불안하다’고 하자, 어머니는 ‘찾아오지 않겠다.’고 했고, 그래도 못 미더워하자 어머니가 자청해서 ‘각서를 쓰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군청 관계자가 각서를 쓰는 데 도움을 준 것이지 (자신이) 개입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석 센터장은 “발달장애인 특성을 알고 있지만, 폭넓은 방식으로 지원하지 못한 점과 각서를 작성하는 일을 막지 못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번 일을 반성과 변화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생 최 씨는 “당시(5월 15일) 센터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성희롱이 될 만한 사진이) 형의 휴대폰에는 아무것도 찍힌 것이 없는데도 왜 휴대폰을 빼앗았는지, 그리고 같은 건물 공익요원까지 불러서 감시하며 퇴근도 안 시킨 것이 결국 감금 아니고 뭐냐, 센터 측은 자세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잘 안다면서 차후 차분히 문제를 해결했어도 될 일을 당일 저녁에 다들 모인 가운데 (센터장은) 결국 각서를 쓰게 만들게 한 것과 다름없다. 또 당시 분위기와 각서를 누가 주도했는지는 군청 관계자도 확인하면 다 알 일이다.”며 센터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발달장애인 A씨(사진 왼쪽)와 어머니(오른쪽)가 각각 쓴 각서다. A씨는 ‘회사(센터)에 나가지 않겠다. 직원을 괴롭히지 않고 어디에서 만나도 아는 척 안 하겠다고.’고 자필로 적었다. / 어머니 또한 ‘1.장애인 기족센터에 오지 않겠다, 2.회사에 와서 언어폭력이나 기관에 와서 위협이 있을 때는 어머니께서 책임진다.’고 썼다. 두 각서 모두 센터가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 정확히 기술되어 있으며, 특히 어머니가 쓴 문장을 보면 누군가 직간접적으로 개입이 되었다고 볼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그는 “석 센터장과 성희롱 피해자라고 하는 팀장 B씨가 말을 자꾸 바꾸고 있다.”며 “이는 처음 취재한 <뉴스 1> 기자도 당시 인터뷰에서 센터 관계자들의 말을 (자신을) 직접 만난 자리에서 재확인해 주었고, 실제 해당 B씨가 모 방송에서 한 인터뷰를 들어보면 확인 가능 하다.”고 말했다.

확인 결과 7월 17일 자 ‘뉴스 1’ 기사에 따르면 장애인가족센터 관계자가 기자회견과 방송 등에서 말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하며, 두 달 전 석 센터장은 A씨가 여성 직원의 특정 부위, 즉 ‘성희롱이라 할 만한 사진’을 촬영했고, 또 재발 방지를 위해 각서를 쓰도록 했다고 언급했다.
실제 팀장 B씨도 이달 초 방송된 CJB 청주방송 인터뷰에서 “성희롱으로 의심할 만한 사진은 없었고, 단지 자신이 사진 찍힌 것 자체가 기분 나빴다.”고 말했다.

한편 음성군청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차분히 대처했어야 했다. 사건 당일 저녁에 어머니를 오시라고 해서 각서까지 쓰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경솔한 대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동의를 얻어 휴대폰을 함께 봤고, 그때 논란이 될 만한 영상이나 사진은 없었다. 또 각서는 어머니가 쓰시는 과정에서 일부 자신이 불러 준 것은 맞다.”며 “시간도 늦고 사건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오히려 A씨를 비롯한 어머니의 마음을 다치게 했기에 이미 가족들께도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 경위와 휴대폰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그리고 각서를 쓰게 된 배경과 사후 조치 등을 묻자 군청 담당자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모든 것을 다 밝힌 만큼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군청 담당자는 “경황이 없어서 오후 1시 30분부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자세하게 물어볼 생각을 못 했다. 다만 휴대폰은 발달장애인 A씨 손에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또 가족분들의 항의를 받고 5월 27일 충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하 권익옹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는데 인권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해당 결과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해당 권익옹호기관 관계자 또한 전화 통화에서 “센터 측과 발달장애인 및 가족분들과 만나 조사를 했는데 당시 오후 1시 30분에서 5시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타인의 휴대폰을 빼앗아 보는 것은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것일 수 있다. 또 각서를 누가 쓰게 했든 간에 이런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관련 모든 조사내용 등을 전달한 만큼 자세한 것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사건은 발달장애인 A씨와 동생 최씨의 진정으로 6월 인권위 대전사무소에 접수가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빠르면 접수일로부터 90일 이내인 9월경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장애인 일자리사업으로 1월부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일을 시작했고, 취재 결과 다른 여성 직원들도 비슷한 시기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A씨가 가족지원센터 사무실을 찍었고, 이때 사진에 찍힌 센터 팀장 B씨는 A씨에게 자신의 특정 부위를 찍었다며 삭제를 요구하며 일단락되었다. 그러나 5월 15일 B씨는 A씨에게 아직 자신의 사진을 갖고 있는지 물었고, A씨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 “사진이 있다.”고 답하면서 당일 저녁 각서에 이어 18일에는 A씨가 사직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 본지 7월 6일 자 ‘음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와 발달장애인 간 진실공방, 인권위 손에?(https://theindigo.co.kr/archives/6109) 참조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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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aa@naver.com'
탁현수
3 years ago

센터측은 왜 자꾸 말바꾸기 하는 겁니까? 피해자측은 일관된 주장 사실을 말하는데 해명만 하지말고 사실만 말하세요!!

fkhk119@naum.net'
김현지
3 years ago

센터관계자 분들 잘 못한건 잘못했다 말씀하시고 장애인 당사자분과 가족분들께 사과하셔요.그러는게 맞을듯 합니다.

plh5215@naver.com'
박낙환
3 years ago

장애인지원센타팀장 대단하내여..
자기들 편한데로 말하면 다 말인가여.이제라도 정신차리시고 사실을 밝희시고 진심어린 사과후 처벌을 받으시길…

dnguswls93@naver.com'
우현진
3 years ago

아니왜자꾸말바꿈?잘못을했음인정하고사과할줄알아야지ㅡㅡ비겁하게말바꾸고뭐하는거?잘못했음사과하고용서구하세요

y_gahae@naver.com'
양가해
3 years ago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모하는거임?
보호해야할 사람한테 먼짓거리야;
말은 왜자꾸 바꾸고 그냥 시원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지ㅡㅡ

kwak79@hanmail.net'
곽은주
3 years ago

센터장님 팀장님 장애인에 대해서 모르면요
그자리에 있으면 안돼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