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쥬스, “아이 학대 은폐한 장애통합어린이집 원장 처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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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인디고
  • “학대 알면서도 은폐한 원장, 여전히 업무 수행 이해 안 돼”
  • 200명의 아이들이 더 이상 피해 받지 않도록 원장 해임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저희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했습니다. 관련자들 처벌해 주세요”

김포에서 7살 여아와 5살 남아를 키우는 DJ 겸 작곡가인 DJ 쥬스가 이달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청원이다.
올해 3월부터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이어 경찰에서 아들의 학대 관련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넉 달 동안 별 진전도 없고,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청와대 국민청원을 두드렸다.

DJ 쥬스는 자신의 아이 A 군이 2월부터 학대를 당한 사건 일지를 보여주며, 지금까지의 전후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DJ 쥬스가 정리한 사건 일지

“2월 20일에 한 교사가 (어린이집) 원장에게 보고한 ‘사건 경위서’와 25일 가해 교사와 이를 목격한 교사 간에 작성한 ‘사실 확인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제 아이의 학대가 의심된다고 원장에게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확인을 요구해왔는데… 책임자인 원장이 모를 리가 없다. 공식 사과를 해도 시원치 않은데 계속 발뺌을 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가해 교사 최 모 씨(30대, 여)는 사직했지만, 원장은 아직도 업무를 보며 200명의 아이들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과 함께 살펴본 어린이집 CCTV에는 가만히 앉아있는 제 아이를 밀치거나, 책상 밑에 밀어 넣은 뒤 발버둥 쳐도 못 나오게 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됐다.”며 “관련하여 3월 아보전은 학대로 인정했고,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 경찰서는 현재 가해교사 최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이달 7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다.

DJ 쥬스가 A 군이 학대를 받고 있다고 의심한 때는 지난해 5월부터였다고 한다. A 군은 또래에 비해 ‘엄마, 아빠’ 정도의 말만 할 수 있는 데다, 병원에서 인지・언어 지연 판정을 받고 작년 초에 개원한 김포시 소재 시립 장애아통합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DJ 쥬스는 “처음엔 활달한 아이라 여기저기 부딪혀 멍이 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작년 5월 4일 아이를 목욕시키는데 허벅지에 어른 주먹만 한 큰 멍을 발견했다.”면서 당시 한 장의 사진을 내밀었다. 이어 “단순하게 넘어갈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원장에게 CCTV 열람을 요청했는데 자세한 설명 없이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장애통합어린이집이 많지 않아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며 지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종종 팔과 다리, 배 등에 멍 자국이 있어 어린이집에 왜 그런지 물어보면 ‘모른다’거나 ‘CCTV는 학대 신고가 들어와야만 볼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또 CCTV 사각지대가 많으니 추가 설치 가능 여부를 요청했지만 원장은 이 또한 비용 문제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인터뷰 도중 DJ 쥬스는 “안전 문제로 학부모 7명 동의가 있으면 CCTV를 확인할 수 있는데 원장은 이러한 안내조차 없었다.”며 그동안 쌓인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다 올해 2월 20일 A 군의 목뒤와 뒤통수, 겨드랑이 안에 멍이 보이자 A군의 부모는 다음 날 21일 CCTV 확인을 또다시 요청했다. 하지만 25일 원장으로부터 받은 답은 ‘이상이 없다’였다.

그렇게 넘어갈 것 같았지만, 지난 3월 5일 부천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A 군이 학대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3월 9일 아보전 담당자들과 경찰관 및 김포 시청 직원들이 어린이집을 방문, CCTV를 통해 아동 학대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DJ 쥬스에 따르면 1~2월 중 약 45일에 걸쳐 발생한 학대 장면만 해도 10여 차례다. 영상을 확인하기 전 원장과 관련 교사들에게 지금이라도 사실을 얘기하고 사과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사실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사과조차 없었다.

그는 “영상을 보니 자신의 아이가 학대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충격적이고 힘든데, 인면수심의 원장과 교사들의 언행이 저와 아내를 더 힘들게 했다. 더구나 원장은 그동안 ‘몰랐다’며 은폐한 것도 모자라 ‘왜 상의도 없이 신고했느냐’고 따지듯이 되물었을 때는 정말 기가 막혔다.”고 했다.

왜 국민청원까지 했는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DJ 쥬스는 “당시 경찰 신고를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혐의로 풀려날 수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강력한 법적 처벌이 있어야 우리 아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예상대로였다.”면서 경찰 조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가해 교사는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되었는데 CCTV 분석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사건을 은폐한 원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도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청원 글이 올라가자 교사 B 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만났다고 한다. “교사 B 씨는 학대가 있었던 20일 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원장은 ‘오버하지 말라’며 ‘경위서를 가져오라’해서 제출했고, 25일에는 가해 교사에게 사실 확인서도 받았다.’며 ‘생업이 걸린 문제라 나서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DJ 쥬스는 이런 사실까지 알게 되자 “결국 원장은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CCTV를 보여 달라고 했던 2월 20일에도 모른 척했다. 또 CCTV를 볼 권한이 있는 원장을 포함해 학대 의심 신고의무자들이 지금까지 은폐를 해왔다.”며 “20일 사건 경위서도 있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는데 원장은 발뺌을 하고 있고, 시립 어린이집인데도 불구하고 시청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는 것 같다. 관련 증거 등을 중심으로 경찰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참고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르면 어린이집 원장 원장 등 보육교지원 등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게 되어 있다.

DJ 쥬스는 어린이집 개원 초기 자신의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자 다른 부모들이 A 군과 같은 반을 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꺼려 한 적이 있었다는 말도 이어 갔다. “그때 원장은 장애아통합어린이집의 의미와 원칙 등을 부모들에게 설명하지도 않고, 오히려 방관만 해 우리가 직접 설득에 나선 적이 있었다.”며 “돌이켜 보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도 자격이 없는 원장이 자리를 지키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아내도 저도 지치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엄마 아빠가 되기 위해 끝까지 싸워 더 이상 피해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원장 해임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에게 29일 오전 사무실 전화로 연락을 취하고 메모도 남겼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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