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하면서 수어상담 ‘나몰라’… 청각장애인, 통신사 차별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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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김여수 씨(사진 오른쪽)가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신사 상담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청각장애인 김여수 씨(사진 오른쪽)가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통신사 상담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 청각장애인, 통신사 상담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 요구

[글·사진 조국 인턴기자 / 감수·편집 조성민 발행인]

청각장애인이 통신사 콜센터가 수어지원을 하지 않아 차별을 겪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와 원심회 등 청각장애인 인권단체들은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엘지(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통신사 상담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 11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통신사 상담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더인디고

청각장애인 김여수 씨는 지난 1월 통신사에 가입하고 단말기를 구입하려 LG유플러스와 문자 채팅으로 상담을 신청했다. 기기 값을 카드로 납부하려 했지만 콜센터 직원은 ‘신용카드 소유자와 통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씨는 “자신이 농인을 밝혔음에도 상담원은 ‘음성 통화’를 고집했고, 심지어 ‘통화가 안되면 처리가 불가하다”며 “음성으로 본인 확인을 할 수 없으므로 대리점에 가서 납부하라”고까지 말했다. 당시 콜센터에서 수어상담이 진행되었다면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터였다.

이어 김 씨 “콜센터 직원과 문자로 상담하며 좌절감을 느낀 것이 또 있다”며 “문자로 어느 정도 소통은 되지만 문장이 길어지거나 새로운 용어가 나오면 문장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고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당황할 때도 있다. 만일 수어로 상담했더라면 이런 상황은 당연히 없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제가 상담을 하며 겪었던 일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많은 농인이 비슷한 일을 겪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여 해결하거나 소통하다 포기 했을 것”이라면서 “농인들에게 늘 있는 일이지만 농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으로 남기에 용기를 내어 진정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청각장애인 권홍수 씨도 “한국수어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농인은 고객센터에서 수어로 상담 받을 권리가 있다”며 “차별 진정을 계기로 농인을 가로막는 장벽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애벽허물기에 따르면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의 제정 이후 농인들에 대한 수어통역 지원이 늘고 공공기관, 금융권 등을 중심으로 수어 상담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통신사의 경우 농인의 특성을 무시하고 수어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수어상담서비스
KT와 SK텔레콤의 수어상담서비스

김여수 씨는 “KT나 SK텔레콤처럼 LG유플러스도 수어상담을 해 줄 것”을 요구하며 장애벽허물기와 함께 인권위에 차별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여수 씨와 장애벽허물기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는 차별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김여수 씨와 장애벽허물기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수어상담사 배치를 요구하는 차별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사진=더인디고

[더인디고 THE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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