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 물고문 의혹 불거진 ‘성락원’ 전수조사… 인권침해 시 행정처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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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경산공투단은 경산시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시는 부시장과 국장이 면담에 나섰다. 하지만 시 차원의 확실한 대책이나 약속이 없자 대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경산시 부시장, 국장 등과 잠시 면담을 갖는 장면이다. ⓒ420경산공투단
▲420경산공투단은 경산시장의 책임있는 답변을 요구했지만 시는 부시장과 국장이 면담에 나섰다. 하지만 시 차원의 확실한 대책이나 약속이 없자 대회의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은 경산시 부시장, 국장 등과 잠시 면담을 갖는 장면이다. ⓒ420경산공투단
  • 경산시, ‘성락원 인권 침해 대응 계획’ 약속
  • “시, 실질적 이행 믿기 어려워… 투쟁 계속할 것”
  • 가해자·은폐자 지칭하며 인권위 조사? 경찰 고발 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경산시가 시설 내에서 거주 장애인의 물고문 학대 의혹을 받는 사회복지법인 ‘성락원’을 상대로 인권실태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와 경북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인권침해 발생 시 주무관청인 경상북도에 법인 행정처분 요청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420장애인차별철폐경산공동투쟁단(420경산투쟁단)은 지난 4월, 성락원의 생활지도원이 거주인을 상대로 물고문 등 학대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18일 오전 경산시청 앞에서 성락원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하루 전날인 17일에는 인권위에 피해자 긴급구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성락원은 시설 종사자가 거주인의 머리를 싱크대에 밀어 넣고 수돗물을 트는 학대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피해 장애인과 분리조치는커녕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종사자는 사건이 불거지자 17일 돌연 퇴사를 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시설에서의 인권유린은 수년째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한 420경산공투단은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경산시가 그동안 너무 수수방관한 것 아니냐며 시장 면담을 촉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실제 인권유린과 배임 등의 의혹이 커지자 경북옹호기관이 최근 1차 조사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도 17일 긴급 진정을 접수하고 18일 오후 성락원을 현장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하여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420경산공투단은 시장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자 청사에 들어섰지만, 시청 측은 대화를 회피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엘리베이터를 잠그는 일까지 벌어졌다. 장애인들은 시장 집무실이 있는 2층까지 온몸으로 기어 올라갔고, 대회의실을 점거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결국 시는 오후 늦게 단체들의 요구안을 수용, 8가지 약속이 담긴 ‘성락원 인권 침해 관련 경산시 대응 계획’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420경산공투단 앞으로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피해 당사자의 분리조치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추진사항은 420경산공투단과 협의 추진 ▲인권침해(물고문) 가해자 및 은폐자는 인권위 조사에 따르고, 시설에 대해 인권실태 전수조사 실시, 시기는 420공투단과 협의 ▲인권위, 경북권익옹호기관의 인권침해 조사 결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시 행정처분 ▲인권침해 확인 시 주무관청(경상북도)에 법인 행정처분, 수사의뢰 ▲입소 장애인 개인별 탈시설 자립생활 계획 수립과 지원방안 협의 ▲성락원 내 사망사고 현황을 파악하고, 사망 경위를 재조사한 후, 필요에 따라 수사 의뢰 조치 ▲탈시설 시민의 심리·사회적 치료 관련 현황과 수요를 파악, 관련 지원 방안 협의 ▲위 내용에 대해 경산시장과 간담회를 실시한다.

하지만 경산시가 전격적인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대부분 ‘전제’와 ‘협의’ 조건이 붙는 만큼 앞으로 주진 과정에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경산시는 대응 계획에서 (물고문) 가해자, 은폐자라고 밝히면서 이를 인권위에 조사에 맡기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차라리 경찰에 고발조치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재희 경산자립생활센터 활동가도 “긴급투쟁을 통해 큰 고비는 넘겼지만 (경산시)가 제대로 이행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을 계기로 계속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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