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마사 일자리마저 위협하는 사회… 헌재 5번째 합헌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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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판결을 앞두고 대한안마사협회 회원들이 지난 12월 23일 운현궁 앞 도로에서 합헌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하나뿐인 맹인안마 죽음으로 사수하자, 정상인(비시각장애인)의 불법안마 맹인밥줄 끟어진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대한안마사협회 홈페이지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판결을 앞두고 대한안마사협회 회원들이 지난 12월 23일 운현궁 앞 도로에서 합헌을 촉구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하나뿐인 맹인안마 죽음으로 사수하자, 정상인(비시각장애인)의 불법안마 맹인밥줄 끊어진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대한안마사협회 홈페이지
  • 의료법 82조 1항 또 헌법소원심판 청구
  • 비시각장애인 “일반인 직업선택 자유 봉쇄”
  • 헌재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 불가피”

[더인디고]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인정한 ‘의료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또 나왔다.

지난 2008년 첫 합헌결정 이후 다섯 번째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재 상징하는 휘장이 새겨져 있다 / 사진 = 헌재 홈페이지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헌재 상징하는 휘장이 새겨져 있다 / 사진 = 헌재 홈페이지

헌재는 지난 12월 30일 비시각장애인 안마시술소 운영자 등이 ‘의료법 제82조 1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재판관은 입법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행 의료법 제82조 제1항에 따르면 안마사는 시각장애인 중 특수학교 등에서 물리적 시술에 관한 교육과정을 마쳤거나 안마수련기관에서 2년 이상의 안마수련 과정을 마친 자로서 시·도지사에게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

또 같은 법 제88조는 이 자격 없이 영리 목적으로 안마사 업무를 하면 3년 이하 징역형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번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비시각장애인 운영자들은 안마사 자격을 인정받지 못해 체형관리 등 다른 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사실상의 안마시술을 해왔다.

사실상 위법행위를 한 셈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행 의료법은 시각장애 여부를 절대적 기준으로 설정함으로써 일반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며 지난 2019년 6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의료법 조항이 일반 국민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자, 관련 안마사 제도는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시각장애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더 많아 선택 가능한 직업의 범위가 넓고, 물리치료사 등 유사한 직종은 비장애인에게도 열려있어 안마 등 시술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방법이 완전히 봉쇄됐다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헌재는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관련 조항에 대해 네 차례에 걸쳐 합헌 결정을 한 바 있다

앞서 2006년에는 비장애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한다며 ‘안마사에 관한 규칙’이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오자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이에 대한 항의로 투신자살을 하기도 했다.

국회는 이를 계기로 같은 해 안마사 자격을 시각장애인으로 제한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이후 이 법은 2008년 10월 합헌결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헌재는 2010년 7월, 2013년 6월, 2018년 1월 연이어 “시각장애인 안마사 제도는 합헌”이라고 결정했으며, 2013년 6월에는 비시각장애인의 안마시술소 운영 금지 규정도 합헌으로 결정했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헌재의 이번 판결은 “당연하다”고 전제한 뒤 “연이은 합헌결정에도 장애인 일자리까지 지속해서 위협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에 씁쓸하다”며 “과연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장애인에게는 얼마나 있었는지,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안마 이외 다른 직업을 가질 기회조차 있었는지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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