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의 TheWorldGO] 개인예산제도, 실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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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개인예산제인 ‘국가장애보험제도(NDIS)’ 안내 영상 일부. 제도 이용자 혹은 참여자인 청각장애인(사진 왼쪽)이 근로지원인, 보조기기, 주택개조 등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호주의 개인예산제인 ‘국가장애보험제도(NDIS)’ 안내 영상 일부. 제도 이용자 혹은 참여자인 청각장애인(사진 왼쪽)이 근로지원인, 보조기기, 주택개조 등을 신청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더인디고=김소영 집필위원]

김소영 더인디고 집필위원
▲김소영 더인디고 집필위원

개인예산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건 대표 장애인 정책 공약이다. 개인예산제는 서구국가에서 시행 중인 선진 복지제도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개별 욕구에 맞춰 복지서비스를 구매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현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당사자가 주체가 되어 필요한 서비스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고,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 현금으로 서비스를 구매하기 때문에 장애인은 수동적인 수혜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서비스 소비자 혹은 이용자(호주 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에서는 참여자 ‘participant’로 표현 한다)가 된다.

▲윤석열 당선자의 장애인 개인예산제도 공약. /사진=국민의힘 공약집
▲윤석열 당선자의 장애인 개인예산제도 공약. /사진=국민의힘 공약집

개인예산제가 오늘날의 복지정책이 추구하는 지향점에 알맞은 제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는 새 정부의 개인예산제 공약은 썩 마뜩잖다. 개인예산제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차기 정부가 지닌 복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점이 개인예산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뜯어보아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개인예산제는 결국 공급자 중심 서비스 제공의 근간이 되었던 장애인 등록제를 폐지하고, 개인이 필요에 따라 원하는 서비스를 누리는 것이 장기적이고 궁극적인 지향점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을 쫒는 장애인 공약, 예를 들면 장애인등록제 완전 폐지나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이 공약집에 담겨 있지 않아 우려스럽다. 또한, 앞서 개인예산제를 시행하고 있는 호주,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과 같은 많은 국가는 GDP 대비 복지예산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장애인 복지지출 규모를 윤석열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콕 짚어내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주장하듯이 서비스 총량의 확대가 없는 개인예산제는 의미가 없다.

국내에서도 국가별 개인예산제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호주는 비교적 최근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 65세 미만, 영구적인 손상으로 중대한 장애를 경험하는 호주 국민은 개별 계획에 따라 예산을 지원받고 일상생활, 주택, 노동, 사회참여, 교육, 의사결정 등의 영역별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에 제출된 호주 장애인단체의 민간보고서는 △권리적 관점 부족과 의료적 진단에 의존, △개별 계획 수립 과정의 복잡성과 불명확성, 불투명성, △계획 수립, 검토, 승인, 예산지급 장기간 대기 발생, △심리사회장애인, 장애가 있는 원주민 등 소수장애인의 접근 어려움, △인력부족 문제와 인력 충원 계획 부재, △NDIS 모니터링, 계획, 가이드라인 개발, 검토 과정에 장애인 기회 부족 등을 NDIS의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개인예산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정책에 대한 관점, 예산 마련, 그리고 세부적인 시행 방법까지 발맞춰 움직여야 한다. 장애인단체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차기 정부가 그동안 보여줬던 사회적 약자나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개인예산제의 진정한 목적에 맞게 이왕에 한 약속을 지켜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더인디고 THE INDIGO]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선임, 2014년부터 장애청년 해외연수 운영, UNCRPD NGO 연대 간사 등을 하면서 장애분야 국제 활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유롭게 글도 쓰며 국제 인권활동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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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b1560b2d39@exam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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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81@naver.com'
이상만
2 years ago

♿️(장애인) 수급비 생활비가 너무 적어 속상해 수급비랑 생활비 그리고 ♿️(장애인)
🏥(병원) 그리고 지역사회 ♿️(장애인) 일자리 그리고 안전한 🏡(집) 그리고 ♿️(장애인) 체육관 이렇게 설립을 해줄 사람도 데리고 오고 그래 주셨으면 좋으시겠내요. ~~~^^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