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가족 ‘추모 분향소’ 설치에 ‘강경 대응’한 서울교통공사

0
783
▲26일 오후 1시쯤 삼가지역(동대문방향)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려 하자 이를 지하철보안관들이이 이를 물리적으로 막아서며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은 일부 부상당한 회원들이 119 구급대에 의해 이송되는 장면이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26일 오후 1시쯤 삼각지역(동대문방향)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려 하자 이를 지하철보안관들이 물리적으로 막아서며 충돌이 벌어졌다. 사진은 일부 부상당한 회원들이 119 구급대에 의해 이송되는 장면이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 부모연대, 추모제 이어 삼각지역에 분향소 설치
  • 지하철보안관, 물리적 저지하며 1시간 대치
  • 일부 장애인부모 병원 119 구급대에 병원 이송

[더인디고 조성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고인이 된 발달·중증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 지하철보안관들이 막아서며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다.

지하철보안관들은 누워서 저항하는 발달장애인 어머니들의 팔다리를 끌었고, 일부 회원은 부상으로 119 구급대에 의해 이송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과 장애인단체활동가들이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하자 서울하철보안관들이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유트뷰 캡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과 장애인단체활동가들이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하자 서울지하철보안관들이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사진=부모연대 유튜브 캡처

지난 23일 하루에도 서울에선 30대 어머니가 6살 발달장애 자녀를 안은 채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또 인천에선 60대 어머니가 30년 이상 보살핀 중증의 뇌병변장애인 딸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장애인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비극적 사건이 잇따르자 부모연대와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늘(26일) 오전 11시에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열었다.

▲26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26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방관 말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과 이를 뒷받침할 ‘제2차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수립하라”며 “현장에서 부모들이 무엇을 얘기하는지 반드시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윤 회장은 ‘제20대 대통령실 사회수석(안상훈) 면담 요청서’를 전달한 데 이어 “4호선 삼각지역(동대문 방향) 승강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고, 일주일간 추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종술 회장(왼쪽)이 ‘제20대 대통령실 사회수석 면담 요청서’를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왼쪽)이 ‘제20대 대통령실 사회수석 면담 요청서’를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에 따라 부모연대 회원 등을 비롯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은 12시 30분쯤 삼각지역 승강장으로 이동해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지만, 보안관들이 이를 막아서며 1시간 이상 충돌과 대치가 이어졌다.

장애인부모들은 “매일 죽고 싶은 심정이지만 혼자 남겨질 아이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며 “죽음을 택한 고인들을 추모하고자 하는데, 작은 공간 하나 내주기는커녕 야만적인 탄압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서울교통공사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오후 1시 40분쯤 가까스로 분향소를 설치한 부모들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고인들을 추모하며 “죽음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미안하다. 앞으로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삼각지역 승강장 앞에 설치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이날 오전부터 지하철보안관을 대거 투입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임에 따라 분향소를 둘러싼 충돌은 또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 INDIGO]

▶관련 기사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승인
알림
662c15b649088@example.com'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