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찾아가 처벌 vs 권리쟁취”… 전장연, 서울경찰청장에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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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사다리를 목에 걸고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 활동가(사진 왼쪽)와 신임 서울경찰청장의 모습. /사진 편집=더인디고
▲20일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사다리를 목에 걸고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 활동가(사진 왼쪽)와 신임 서울경찰청장의 모습. /사진 편집=더인디고

  • 김광호 청장 “국민 발 묶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갈 것”
  • 전장연 “사무실로 오라… 법적 권리 반드시 쟁취”

[더인디고 조성민]

김광호 신임 서울경찰청장이 “불법 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며 장애인 등의 집회 및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김 신임 청장은 2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을 지목, “국민의 발을 묶어 의사를 관철하는 상황에 있어 엄격한 법 집행으로 법질서를 확립하는 게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출신이기도 한 김 청장은 “불법을 저지르고 자기의 의사를 관철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내가 청장으로 있는 한 있을 수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해 사실상 전장연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앞서 전장연은 20일 오전 일주일 만에 출근길 시위 재개 과정에서 지하철 출입문에 사다리를 걸치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지하철 보안관과 경찰 등은 활동가들의 목에서 사다리를 빼내는 등 강제 이동 조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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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이 알려지자 전장연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전장연 때문에 ‘지구 끝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다. 전장연은 서울시 종로구 동숭길 25, 5층에 있다”면서, “전장연은 2001년 오이도역에서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21년 전부터 지하철을 타고 있다. 또 당시 지하철로를 쇠사슬과 사다리를 메고 내려가는 등 21년 동안 장애인의 권리를 외친 것에 대해 처벌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 현장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경찰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기본적인 결사의 자유도 무너지고 있다는 것 또한 명심해 주시기 바란다”며, ”헌법과 장애인 관련 법률과 UN 장애인권리협약에 명시된 장애인 권리를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쟁취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전장연은 또 성명에서 최근 연이은 장애인과 가족의 살해와 죽음, 그리고 지난 2019년 3월 28일 수원지방법원의 판결(판결문 2018고합609살인) 등을 상기했다. 당시 수원지법은 ‘국가나 지자체의 의무가 단지 선언적인 것에 그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며 장애인 아들을 살해한 부모에게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을 판결했다.

이와 관련해 전장연은 “최근 2개월 동안 발달·중증장애인과 가족의 비극적 선택으로 6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법적 권리가 있음에도 법과 제도가 보장하지 않아 철저히 외면받아 온 장애인의 목소리를 사회 곳곳에 알리고, 차별과 배제의 사회를 바꾸기 위해 계속 외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김 청장의 발언에 대해 장애계의 한 인사는 더인디고의 전화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서울청장 취임 일성이 고작 예산과 이동권 등을 위해 투쟁하는 장애인들을 지구 끝까지 쫓아가 처벌하겠다는 거냐?”면서, “지구 끝은커녕 서울에서조차 이동이 불가능해 도망도 못 갈 테니 이제 잡아넣기만 하면 김 청장의 취임 각오는 지킨 셈”이라며 고소를 금치 못했다.

이외에도 김 청장은 ‘안전속도 5030’ 제도에 대해 “상습 정체 구간 등 시민 안전과 관련 없는 도로에 일률 적용된 5030(정책)은 안전에 지장이 없다면 과감히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장애인이나 어린이 등 사회적약자에 대한 보호 대신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경찰행정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인디고 THE INDIGO]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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