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리예산 ‘회피’하는 기재부… 전장연 ‘한국판 T4’에 지하철 시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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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이날 이동에 앞서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동식 철제 틀에 가뒀고, 박경석 대표는 쇠사를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전장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촉구하며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했다. 이날 이동에 앞서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동식 철제 틀에 가뒀고, 박경석 대표는 쇠사슬로 묶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사진=전장연

  • 부자감세 ‘소신결단’한 尹정부… 장애예산은 ‘오리무중’
  • 추경호 장관의 “나라 망해” 발언은 한국판 T4
  • 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시위 5호선 광화문역서 재개
  • “국회가 정치로 풀어야”,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이동

[더인디고 조성민]

“예산문제로 장애인을 죽이거나 가두지 말아달라”…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는 1일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지난달 4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며 33차 지하철 시위를 전개한 지 28일 만이다.

전장연은 오늘(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자 감세는 5년간 60조원을 소신 있게 결단하면서, 장애인권리예산은 34차례나 지하철을 탈 때까지도 오리무중”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활동가들은 ‘예산 등을 이유로 장애인을 더 이상 거주시설 등에 가두지 말라’는 의미에서, 철창을 상징하는 틀 안에 자신을 가두거나 쇠사슬로 묶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이다. 지하철 승차에 앞서 박경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이다. 지하철 승차에 앞서 박경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장연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철제 틀 안에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해 관련 부처와 국회 등을 찾아다녔지만, 최종 결단자는 추경호 기재부 장관이었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각 부처에 다시 떠넘기며 ‘검토하겠다’는 말만 한다”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21년간 외쳤으나 정치와 행정부 어디서도 확답을 듣지 못했기에 다시 지하철을 탄다”고 시위 배경을 밝혔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달 24일 추경호 장관을 직접 만나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기재부는 전 부처 등 대한민국의 모든 곳에서 예산을 더 달라고 하는 곳이다. 국회의원 또한 각자 관점에서 (예산을) 요구하는데, 그거 다 담아내면은 대한민국 나라 망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추 장관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답은 하지 않고 ‘검토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23년 장애인권리예산은 대한민국 국가와 사회가 헌법에 따라 보장했어야 할 기본적인 시민권의 요구이다. 다른 부처 등과 비교하고 검토해 반영할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0의 수준이자 출발선인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 같은 기재부의 태도에 대해 “독일 나치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장애인 30만 명을 학살한 T4 프로그램의 한국판이다”고 비유했다.

T4프로그램(작전)은 독일의 나치가 장애인들은 사회체제와 국가에 재정적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1939년부터 1941년까지 30만 명의 장애인을 생체실험 등으로 학살한 역사적 범죄 사건이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 사회와 기획재정부는 ‘장애인 한 명에게 쓰는 비용이면, 비장애인 4명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다’는 비용의 논리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고, 또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할 계획도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가 세계 10위라고 자랑하지만, 장애인예산은 OECD 최하위 수준”이라며, 시민과 정치권을 향해 “장애인을 더 이상 죽이거나 가두지 말고, 국가권력이 책임지도록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1일 오전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사진=전장연
▲전장연 활동가들은 1일 오전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를 재개했다. /사진=전장연

한편 전장연은 기재부가 한국판 T4를 멈추고 오는 9월 국회로 예산을 넘기기 전에 장애인권리예산을 제대로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국회 또한 정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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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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