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새해 각오, 존중·연대 속 ‘과이불개’엔 ‘꺾이지 않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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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과 2023년 경계에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연맹 등이 논평을 통해 계묘년 새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사자성어(유튜브 캡처)
▲2022년과 2023년 경계에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연맹 등이 논평을 통해 계묘년 새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과이불개(過而不改,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사자성어(유튜브 캡처)

  • 한뇌협·부모연대 새 정부 기대? 일찍 접어
  • “2022, 혐오와 협박 속 기대만 부풀렸던 한 해
  • 한국DPI, CRPD 중심 연대와 서로를 인정하길!
  • 하지만 새해 첫 출근길, 이미 투쟁 시작

[더인디고 조성민]

과이불개(過而不改)!

전국 교수들은 지난 2022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를 꼽았다. 서로의 ‘정의’만 내세운 채 대화와 타협은 없는 윤석열 정부와 여야의 적대정치를 향한 따가운 지적이자, 계묘년 새해의 바람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장애계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새해를 어떻게 바라볼까? 최근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연맹(한국DPI) 등 더인디고에 전달된 논평을 순서대로 살펴봤다.

우선 한뇌협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과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와 ‘장애인권리입법’ 쟁취를 위해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컨테이너 농성’, ‘서울 지하철 선전전’, ‘릴레이 삭발투쟁’ 등을 1년 내내 전개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고 운을 뗐다.

특히 “대선과 지선을 거치며 새 정부와 지자체가 들어서면 장애인 권리도 더 확장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실망과 분노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현 여당은 장애인, 노동자, 빈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뗏법으로 간주하고, 무시로 일관했다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그 결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를 공개적으로 확산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했다. 장애인예산은 요구안의 0.8%(약 106억)만 증액됐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장연의 새해 지하철 선전전 예고를 강경 진압 선언으로 받아쳤다”며, 이 과정에서 “뇌병변장애인들은 국가 책임 방기로 가족에 의해 소리 없이 죽어가거나 죽임을 당하는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뇌협은 그러면서도 “30돌을 맞이하는 계묘년은 성장을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는 해”라 정하고, “토끼의 부지런함과 예민함으로 더 단단하고, 더 영리하며, 더 넓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연대는 지난 3월 경기도에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를 살해하는 사건을 시작으로 알려진 사건만 10여 건에 이른다, “2022년 역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는 혹독한 한 해였다고 진단했다.

부모연대 역시 “UN 장애인권리위원회의 발달장애 참사 우려와 정부의 대책 수립 권고,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특위구성 결의안 발의”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연이은 발달장애인 지원 약속 등 국내외 움직임 속에서 발달장애인 지원체계가 재구축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지만, 결국 오래가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국회에 제출된 2023년 정부 예산안, 빈껍데기뿐인 ‘발달장애인 평생돌봄 강화대책(11.29)’ 등을 보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고, 역시 국회 차원의 찔끔 증액도 다를 바 없다”면서 “새해에도 25만명의 발달장애인, 그리고 가족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부모연대는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유엔 위원회 2·3차 최종견해 권고사항 이행과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에 CRPD에 기반한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또 국회에는 “‘발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위 구성결의안’을 통과시켜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DPI 역시 “CRPD 선택의정서 비준을 계기로 유엔 위원회의 최종견해 권고에 대한 이행 모니터링을 촘촘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특히, 개별단체 중심이 아닌 연대를 통해 최종견해가 ‘제6차 종합계획’에 반영되도록 긴밀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전장연의 이동권이나 탈시설 운동 관련 장애계 내부의 갈등을 염두에 둔 듯 방법과 형식은 다를 수 있지만, 목표는 하나라며 서로를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행동으로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지지하며, 견해차를 좁혀 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장애계의 새해 각오를 밝힌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단 1분만 지하철이 늦어도 무관용 원칙을 밝히며 연이어 강경 대응을 선택했다.

전장연은 지난 2일 첫 출근길, 법원의 조정에 따라 5분 이내 지하철에 탑승하며 선전전을 펼치려 했지만,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의 벽에 막혔다. 계묘년 새해, 정부와의 갈등은 이미 첫날부터 시작된 셈이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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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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