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한국, 법 시행에도 장애인 불평등… 정치인 차별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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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전경. /사진=국무부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전경. /사진=국무부 홈페이지

  •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 발표
  • 장애인 노동, 접근성, 이동권, 학대 등 언급
  • 편의시설 면적 제한, 차별 표현 등은 또 지적

[더인디고 조성민]

미 국무부가 지난 20일(현지 시각)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장애인, 여성, 아동, 성소수자, 이주민 등의 차별과 학대 등도 다뤘다.

특히, 국무부는 한국의 언론 보도와 장애인단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을 토대로 장애인 불평등과 교육, 노동, 접근성, 이동권, 시설에서의 학대 사건 등을 인권보고서에 담았다.

한국 편 보고서는 모두 28페이지로 ‘장애인’ 현황은 1페이지 정도이다. 그런 만큼 장애인 차별과 학대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는 데다, 일부 내용은 논란의 소지도 있어 보인다.

먼저 미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장애인이 교육, 고용, 사회 프로그램과 정부 지원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는 법률은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비장애인)과 동등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고용에 대해선 “한국의 장애인 고용률은 비장애인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고용 이후에도 비정규직 업무를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원도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내용도 이번 보고서에 포함했다.
지난해 9월 인권위에 따르면 시설 측은 거주인들이 배변 훈련을 받지 못했고, 종사자의 부족으로 시설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변기에 묶어두는 것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시설 거주인들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변기에 묶이거나 화장실 청소, 창고 청소 등 강제노동과 학대 등을 당했다며 검찰이 단호한 조치에 나설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인권보고서에 이어 이번에도 ‘건축물 접근성’과 ‘코로나19 팬데믹’, ‘정치인들의 차별적 언어’ 등을 연이어 다뤘다.
국무부는 국내 장애인단체(the Research Institute for Differently Abled Person’s Rights Korea)가 제공한 정보를 인용해 “건축물 접근성 관련 시행령에서 300제곱미터 이상의 시설만 적용함에 따라 장애인들이 일부 생활시설 등에 접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축물 접근성과 관련해선 지난해 1월부터 편의시설 의무설치 면적 기준을 300제곱미터 이상에서 50제곱미터 이상으로 변경한 바 있어 관련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어 국내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지역 기관들이 공중보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소통 플랫폼’이나 ‘자가격리 기간 장애인을 위한 특별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데 이어 “장애인들은 지속해서 사회적 차별에 직면했다”면서, “정치인들 또한 자신들의 정적과 그들의 정책을 비난하고자 차별적 언어를 사용해 이러한 차별을 조장하고 영속시켰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3세에서 17세 사이의 장애아동은 그들의 욕구에 따라 일반 국공립학교와 특수학교 모두 접근할 수 있었다”고 적시해 한국의 장애인 교육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접근 가능한 대중교통의 부족, 특히 저상버스의 보편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길어졌다”는 내용도 담았다.

한편 미 국무부는 1961년 제정된 대외원조법과 1974년 제정된 무역법에 근거해 원조 국가뿐 아니라 모든 UN 회원국에 대한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한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외교와 경제, 전략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자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각국에 파견된 미 외교관들이 언론, 전문가, 시민단체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초안을 작성한다. 이어 국무부의 민주·인권·노동국이 취합해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쳐 확정한 후 외부에 공개한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원문 다운로드

https://www.state.gov/reports/2022-country-reports-on-human-rights-practices/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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