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 100주년 기념… ‘세계장애기구(WDO) 설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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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북경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장하이디 RI 회장(사진 가운데)과 대륙별 임원들이 ‘베이징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21일 중국 북경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장하이디 RI 회장(사진 가운데)과 대륙별 임원들이 ‘베이징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 세계재활협회 100, 성과 속 위축새로운 돌파 시도
  • UN, 올림픽위원회 관계자 등 1000여 명 참여
  • 베이징 선언문 평등한 참여와 전 분야 고른 발전 촉구
  • 전쟁·기후위기… ‘세계장애기구통해 공동 해결 나서야
  • 재활협회 코로나로 침체한 국제협력, 활성화할 것

[더인디고 조성민]

설립 100주년을 맞은 세계재활협회(Rehabilitation International, RI)가 앞으로도 ‘장애인의 평등한 참여와 전 분야에 걸친 고른 발전을 촉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또한, ‘세계장애기구(World Disability Organization, WDO)’ 설립을 통해 장애권리 조정 및 옹호를 강화할 수 있도록 UN에 제안하기로 했다.

RI(Rehabilitation International)는 지난 21일 회원국, UN, 스페셜올림픽위원회 등 국제기구 관계자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북경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설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RI와 중국장애인연합회는 21일 중국 북경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RI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더인디고
▲RI와 중국장애인연합회는 21일 중국 북경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RI 1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더인디고

기념행사는 코로나 19로 한 해 미뤄지면서 이번 5월에 열렸다. 최근 몇 년간 국제협력의 기회가 제한된 데다, RI 100년의 성과와 새로운 100년을 향한 기대와 협력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장하이디(Zhang Haidi) 중국장애인연합회(CDPF, China Disabled Persons’ Federation) 의장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RI 회장으로 활동해 온 만큼 큰 관심을 보였다.

▲21일 오전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션이치 국무위원이 시진핑 추석의 인사말을 대독하고 있다. ©더인디고
▲21일 오전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션이치 국무위원이 시진핑 추석의 인사말을 대독하고 있다. ©더인디고

시진핑 주석의 인사말을 대독한 션이친(Shen Yiqin) 국무위원은 “전 세계 장애인의 교류협력과 인권향상을 위해 ‘국제플랫폼’ 역할을 해 온 RI 100년의 여정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중국 정부 역시 RI와 함께 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은 기후위기와 고령화, 디지털 격차 등 새로운 도전과제 등에 직면해 있다”면서, “장애인의 인권을 강화하기 위해선 더 긴밀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해 중국 정부의 역할을 암시하기도 했다.

UNRI 100주년을 축하하며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특사를 통해 “RI가 UN 아동권리협약과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정 과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아르미다 알리샤바나(Armida Alisjahbana) UN ESCAP 사무총장은 “RI는 UN 창립(1945) 이전부터 국제민간조직으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전제한 뒤, “시혜에서부터 권리까지의 전 과정뿐 아니라 분야별 영역에서도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으로 기여해 온 것에 감사하다”며, “특히, 1993년부터 ‘아·태장애인 10년’에 이어 ‘자카르타 선언(2023~2032)’의 6대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21일 오전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UNESCAP 사무총장 영상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더인디고
▲21일 오전 RI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UNESCAP 사무총장 영상으로 인사를 하고 있다. ©더인디고

ESCAP은 지난해 제3차 아태10년(2013~2022)을 종결하며, 자카르타 선언을 채택했다. 앞으로 10년간 인천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CRPD에 기반한 국내법의 조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의미 있는 참여 보장, ▲포괄적 접근성, ▲민간영역의 참여와 장애 주류화 조치, ▲장애정책 과정에서의 성인지적 접근, ▲비교 가능한 양질의 장애 데이터 생성 등 6개 전략 과제를 채택한 바 있다.

RI도 지난 1세기의 성과를 회고하며, 새로운 100년을 향한 역할과 각오 등을 베이징 선언에 담았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전 세계 당사국과 국제 사회를 향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장애포괄적 접근과 CRPD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동시에 장애인이 평화와 번영의 기여자이자 수혜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20일 중국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RI 100년을 향한 전략 논의에서, UN ESCAP 사회개발국 Cai Cai 과장이 시대별 장애 이슈와 UN의 역할 등을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20일 중국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RI 100년을 향한 전략 논의에서, UN ESCAP 사회개발국 Cai Cai 과장이 시대별 장애 이슈와 UN의 역할 등을 발표하고 있다. ©더인디고

관련해 RI도 “모든 의제에서의 장애 주류화와 포용적인 사회 및 동등한 참여를 촉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계획수립과 이행,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법률 제정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과 무력충돌,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의 장애포괄적 접근과 서비스 등의 개발 및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동시에 국제 사회와 정부 등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재정 및 기술 지원 등 적극적인 국제협력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RI는 특히 장애당사자들이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직면하는 만큼, ‘세계장애기구(World Disability Organization)’ 설립함으로써, 각국 정부와 민간조직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집중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 “UN과 이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세계장애기구 설립은 장하이디 RI 회장이 제안하 데 이어, 19일에 열린 RI 이사회에서 공식 의제로 채택됐다. 중국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UN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22년 설립된 RI는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국제장애인단체다. 회원으로는 국내 한국장애인재활협회를 비롯해 전 세계 100여 국에 회원단체를 두고 있다.

RI 역사서에 따르면 1931년 장애아동권리장전 10개 조항을 제정함으로써 이후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 제정에 기여한 바 있다. 1951년에는 스웨덴에서 개최된 제5차 RI 세계대회에서 장애인올림픽의 시초인 ‘스토크 만데빌 게임(Stoke Mandeville Game)’을 제안했고, 1969년에는 장애인의 상징인 휠체어 접근성 심볼을 제정한 바 있다

1980년에는 ‘국제기능올림픽’을 제안해 이듬해 도쿄에서 첫 대회를 주최했다. UN의 세계장애인의 해(1981)와 세계장애인의 날(1992.12.3.) 제정에 이어, 1999년에는 ‘RI 새천년 헌장’을 통해 UN 장애인권리협약 제정(2006) 초기 논의에 기여했다.

하지만 RI에서 탈퇴한 장애인 등이 ‘당사자주의’를 내걸며 1981년 세계장애인연맹(DPI, 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을 설립했다.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RI의 영향력이 위축되기 시작한 때다. 이어 1999년 설립된 국제장애연맹(IDA, International Disability Alliance)이 CRPD 중심의 활동을 강화함에 따라 RI의 정책기여자로서의 활동도 더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RI가 전환의 시대를 어떻게 돌파할지 지켜볼 일이다.

▲22일 중국 장애인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리나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국장이 ‘장애청소년의 IT 접근성과 사회진출’을 주제로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22일 중국 장애인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리나 한국장애인재활협회 국장이 ‘장애청소년의 IT 접근성과 사회진출’을 주제로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편 한국장애인재활협회(RI Korea)도 이번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RI 이사회와 기념식, 세미나에 이예자 전 RI아태지역 회장과 이리나 대외전략 국장 등이 참석했다. RI 이사회 회원국이자 RI 아태 및 아태장애포럼(APDF) 사무국으로서, 코로나 19로 침체한 국제협력 분야를 다시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더불어 오는 10월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글로벌장애청소년IT챌린지’와 4년 만에 재개된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등을 전 세계에 홍보하며, 협력을 구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본지 더인디고도 RI Korea의 지원을 받아 이번 회의에 참관하며, 각국의 주요 장애계 관계자와의 교류 및 국제 사회 분위기 등을 확인하게 됐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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