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아마비협회의 ‘채무’, 서울IL센터 등 산하 기관들 벼랑으로 내몰아

2
2239
한국소아마비협회의 ‘채무’로 벼랑으로 내몰린 서울IL센터 등 산하 기관들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 기관들의 계좌가 채무로 인한 압류 및 추심을 당하면서 운영은 물론이고 종사자들의 급여조차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이에 협회 및 산하기관 종사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한편, 서울IL센터는 송파구청으로부터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중단을 통보받은 상태다. ⓒ 더인디고 편집
  • 계좌 압류·추심에 종사자 급여 등 운영 차질 빚는 서울IL센터
  • 송파구청, 서울IL센터에게 활동지원사업 비상조치 계획 수립 요구
  • 정립회관도 운영 보조금 압류·추심으로 직원들 급여 지급 못해
  • 협회 종사자들 노조 설립해 비대위의 전횡에 본격 대응 나서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코로나19 당시 정립전자의 무리한 마스크 사업 실패로 떠안게 된 약 43억여 원의 채무가 한국소아마비협회(비상대책위원장 박근상, 이하 협회) 산하 기관들에 대한 압류로 이어지면서 서울IL센터는 물론이고 정립회관 등 산하 기관들이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더인디고에 전달된 제보에 따르면, 관장과 국장이 직위해제된 “정립회관의 운영 보조금 약 3억 5백만 원이 추심되어 직원들이 급여 지급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장이 직위해제된 서울IL센터 역시 운영 계좌가 압류되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애인활동지원 중개기관인 서울IL센터는 이번 계좌 압류로 정상적인 운영은 물론이고 종사자들 급여도 지급할 수 없고, 더구나 향후 활동지원사업 자체를 더 이상 운영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립회관 체육관 정문에 게시된 협회노조지회의 대자보 ⓒ 제보자 제공

송파구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협회와 서울IL센터에 보낸 공문을 통해 “귀 기관(한국소아마비협회)의 채무로 인해 서울IL센터 계좌에 대한 압류·추심이 지속되어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비의 목적 외 사용이 발생하고, 활동지원 급여비용의 정상적인 청구와 지급이 어려운 상태”임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울IL센터가 “소속 활동지원사의 임금 체불 및 서비스 중단에 따른 장애인 인명사고 발생이 예견”되는 만큼 계좌 압류 해제 시점까지 장애인 활동지원사업의 운영 중단“한다고 통보하고 나섰다.

그러자 서울IL센터 등 협회 산하 기관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협회의 이사진들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자신들의 책임을 방치하고 부채 수십억 원을 산하 기관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하며 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에 가입한 협회노조지회(회장 김정훈)는 정립회관 내 체육관 등 건물 곳곳에 게시한 대자보를 통해 한국소아마비협회가 법인이 책임져할 할 부채를 산하 시설(정립회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정립장애인보호작업장, 정립회관주간보호시설)들에게 떠넘겨 장애인 복지사업에 사용해야 할 귀중한 돈들이 부채상환을 위해 21억원 이상이 압류와 추심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회노조지회는 이런 상황임에도 이사회와 비대위는 산하 기관에 대한 인사권 장악과 시설(동호회실, 체험홈 등) 강탈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서울시와 광진구의 협회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또한 정립전자 채무는 이사회 및 비상대책위원회가 책임질 수 없으면 당장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정립회관은 당시 소아마비 장애인이었던 송영욱 변호사·김용준 판사(전 헌법재판소장)·윤덕진 세브란스 병원 소아과장·이완수 화백·이용상 사업가·황연대 초대관장(의사) 등 6명이 삼애회(三愛會)라는 법인을 만든 뒤 정부와 대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설립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복지관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장애계는 “1976년 ‘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로 명칭을 변경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당사자에 의한, 당사자를 위해 운영되는 법인’이라는 가치 아래,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인작업장 정립전자(1989년)와 장애인 자립생활을 실현할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2003년) 설립해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정립전자의 채무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법인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장애인 복지에 충실하게 기여해 왔던 다른 산하 기관들에게 고통분담을 전가하더니 결국 운영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관련기사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승인
알림
662d8f7978ccd@example.com'

2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smnm7776@naver.com'
Smnm
9 months ago

열악한 처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임금체불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codeinconnu@naver.com'
최경민
8 months ago

빠른 정상화를 바랍니다
전 경연진의 안일함때문에
왜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봐야하는지요.
이번 일이 타 복지시설에서도 반복될 수 있으니
관심갖고 지켜보겠습니다

Last edited 8 months ago by 최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