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가 경고하는 ‘기후 재난’ 속 장애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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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가 경고하는 ‘기후 재난’ 속 장애시민들
▲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시민이 2016년 허리케인 매튜의 여파로 물에 잠긴 고속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 bloomberg.com/Jewel Samad/AFP
  • 잦은 기후 재난, 위험 확률 비장애인에 비해 2~4배 높아
  • 재난에서 장애시민들은 ‘예상되는 손실’로 여겨
  • 미국, 카트리나 재난 이후 장애시민 재난대응체계 갖춰
  • 재난 대응, 물리적·정보적 접근성이 일상 속에서 갖춰져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전 세계가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유엔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적으로 1만 2000건의 이상 기후 현상으로 200만 명이 사망하고 4조 3000억 달러(약 5663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WMO는 지구 온난화가 홍수와 허리케인, 사이클론, 폭염, 가뭄 등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을 증가시켰다는 것.

이런 가운데 불룸버그(www.bloomberg.com)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기상이변 위험에 더 취약하며 특히 각 국가별로 대응체계에서도 제외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전 세계는 기상이변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재난 상황이 점점 더 증가해 전 세계 장애를 가진 사람 6명 중 1명은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재난 상황에서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을 확률이 비장애인보다 2~4배 더 높고 폭염이 발생했을 때 심리사회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사망할 위험이 3배 더 높다.

불룸버그는 지난 6월 23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지난 5월 괌을 강타했던 태풍 마와르에 대비해 미국의 연방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의 재난 관리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FEMA는 괌에 거주하는 약 15000여 명의 장애를 가진 주민들의 장애 상태와 이동 여부, 보조기기 사용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응했다. 태풍 마와르가 괌 지역을 휩쓸고 간 이후 전력, 수도, 통신 시설 등 기반 시설들의 피해가 심각했지만 FEMA과 지역 공무원들의 긴밀한 대응으로 장애를 가진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했고 특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자신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당사자이기도 한 FEMA의 장애통합조정국장 셔먼 길럼스 주니어는 “FEMA는 노인과 장애인은 재난과 관련하여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재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부터 대응해 나갈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이같은 장애시민 재난 대응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에나와 미시시피를 휩쓸었고, 당시 1,8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들 중 71%가 60세 이상의 노령층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한 장애시민이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가 없어 결국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결국 이듬해인 2006년 FEMA에 장애를 가진 시민들을 전담하는 재난 코디네이터를 지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고,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시를 강타한 후 장애인단체들은 뉴욕시의 재난대응에서 장애를 가진 시민들을 배제했다는 차별소송을 벌여 승소하면서 국가적 재난 대응체계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관련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재난 대비 전략을 연구하는 장애당사자 안나 호프 랜드레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예상되는 손실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재난대응체계에서 장애를 가진 시민들은 생존 메커니즘이 주어지지 않고, 그래서 당연히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가장 성공적인 FEMA의 개혁 프로세스조차도 비상 상황에만 대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결국 일상에서의 장애를 가진 시민들의 이동성 확보와 재난 대응에 필요한 각종 정보 접근, 공공기관 등 대피장소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여건, 그리고 재난 이후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공평한 지원 등을 꼽았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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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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