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대전환, 디지털 접근성에서 찾자”…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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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이영석 한국장애인연맹 회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국내외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세계장애대회는 ‘지구촌 대전환, 그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오는 11일까지 5일간 열린다. ©더인디고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이영석 한국장애인연맹 회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국내외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세계장애대회는 ‘지구촌 대전환, 그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오는 11일까지 5일간 열린다. ©더인디고

  • 11일까지 벡스코서 컨퍼런스, 공연, 전시 등 열려
  • 개막식서 UN 인사 등 디지털 접근성 위한 국가 역할 강조
  • 8~9. DPI 총회 등도 함께 진행
  • 박형준 시장 “UN탈시설가이드라인, 권리중심일자리 약속에 장애계 환영

[글·사진 조국 인턴기자 / 감수 편집국]

46개국 장애당사자와 활동가, 국제기구 관계자 약 2000명이 참여한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가 ‘지구촌 대전환, 그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7일 오후 2시, 부산 벡스코에서 막이 올랐다.

팬데믹 이후 국내에선 지난달 11일 제주에서 열린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개최 이후 두 번째다.

대회 주제에서 읽히듯 국내외 인사들은 전 세계 12억 장애인이 직면한 도전과 대전환을 향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공동 노력과 의지 등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를 비롯한 기후위기와 전쟁,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시대에서 장애인은 더 취약하며 불평등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해결책 역시 UN장애인권리협약(협약)의 완전한 이행 등 비준 국가들의 적극적인 정책에 더해 그 시작은 장애당사자들이 겪는 경험 등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에 주목했다. 그 시작은 전 세계 장애계가 모인 이번 ‘부산세계장애인대회’라는 점도 공통된 지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박형준 부산시장이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박형준 부산시장 개막식 인사를 통해 “변화의 시대, 장애인 정책의 방향성과 혁신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고 전제한 뒤, “무장애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은 경계와 장벽을 줄여나감으로써 모두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글로벌 장애인권친화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협약과 UN장애인권리위원회(UN 위원회)에서 권고한 장애인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어 “협약을 홍보하고 모니터링하는 ’부산형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를 도입하고, 제도 확립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장에서 박 시장이 이같이 약속하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은 환호의 박수에 이어 곧바로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팬데믹 등 장애인이 직면한 불평등을 강조하며, 이번 대회가 지구촌 대전환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인디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인디고

반 전 총장은 고인이 된 미국 장애인 인권운동의 선구자인 주디스 휴먼의 말을 빌려 “장애인 공동체는 사람들이 ‘해결책이 없다’고 포기한 일에도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냈고 또 잘 해왔다”면서 “고통스럽고 혼돈한 시대에서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장애인들은 가장 처절하고 고통받는 자신의 경험 속에서 답을 찾으며 시대를 앞으로 밀고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개막식 연사로 나선 인사들은 ‘디지털 접근성’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대안과 과제를 제시했다.

거투르두 오포리와 페포아메(Gertrude Oforiwa Fefoame)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의장은 “기술과 정보 접근성 등은 장애인권리 증진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고 전제한 뒤, 협약 제4조(일반의무)를 인용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나 보조기기 등을 누구나 적정 비용으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협약 비준 당사국들은 △보편적 설계를 촉진하고 △기금 마련과 투자 △개인정보 보호 △기술 및 보조기기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마리아 솔레다드 치스테르나스 라이즈(Maria Soledad Cisternas Reyes) 전 유엔사무총장 장애와 접근성 특별대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마리아 솔레다드 치스테르나스 라이즈(Maria Soledad Cisternas Reyes) 전 유엔사무총장 장애와 접근성 특별대사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더인디고

마리아 솔레다드 치스테르나스 라이즈(Maria Soledad Cisternas Reyes) 전 유엔사무총장 장애와 접근성 특별대사 역시 디지털 전환시대 장애인의 접근성은 법적 혹은 권리능력을 행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21세기의 접근성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법적 주제이자, 기본권 실행의 가교 역할을 한다”며, “국가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최소 비용으로 접근 가능한 ICT의 설계, 개발, 생산 및 배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스마트 시티나 무장애 도시 등을 언급하지만, 장애인 등 누군가가 배제된다면 ‘스마트’라는 말을 쓸 수 있겠냐”고 반문한 뒤, “진정 스마트 시티라면 장애, 비장애인 모두 민주적 참여와 존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다만 기술의 중요성만큼 관련 규제 역시 함께 고려하되, 이 모든 과정에서 장애당사자의 의미 있는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는 부산시와 한국장애인연맹(DPI Korea) 공동주최로 오는 11일까지 닷새간 부산 벡스코 일원에서 열린다.

행사는 7일 개막 축하와 연설 등을 시작으로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 △새로운 디지털 콤팩트 △장애 포괄적 개발 △장애인권리협약의 이행과 지역화 등 4가지 주제를 놓고 기조연설, 특별연설, 원탁회의 등으로 꾸며진다. 원탁회의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 교육’, ‘장애포괄 고용’ 등 6개 주제로 나뉜다.

이 기간 한국장애인연맹은 8일부터 세계장애인연맹 총회,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단체 연합(APDPO) 총회, 동북아 4개국 회의를 주관한다.

볼거리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행사장인 벡스코에는 △디지털 첨단 기술 △보조 공학기기 △교통약자 이동 차량 △찾아가는 건강 의료 서비스 △중증장애인 생산품 전시회와 드론, 장애인 운전, 점자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부스 등이 마련됐다. 전시회와 더불어 문화·예술 행사도 열린다. 벡스코 1전시장에서는 ▲장애인 문화예술 <온:그루>, ▲발달장애인 뉴미디어아트, ▲부산장애인챌린지드론축구대회 등이, 영화의전당에서는 ▲부산국제장애인인권영화제, ▲부산가치봄영화제 등이 펼쳐진다.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외부에 걸린 2023부산세계장애대회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더인디고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 외부에 걸린 2023부산세계장애대회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 ©더인디고

이어 10일 폐회식에는 2023부산세계장애인대회의 추진 결과를 공유하고 대회기간의 행사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전 세계 장애인 권익증진 및 인권보장을 위해 참가 국제기구 및 단체 공동명의의 ‘부산 선언’이 채택될 에정이다.

이영석 한국장애인연맹 회장은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의 국제장애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해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국내 장애계 발전과 국제 장애네트워크 참여 확대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를 뛰어넘어 완전한 통합사회 구현을 향한 대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이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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