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53] 남규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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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9일 열린 제53차 화요집회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 남규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9월 19일 열린 제53차 화요집회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 남규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더인디고] 30살 된 지적장애인 남규현입니다. 여의도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받은 직업 훈련시설과 복지관 대학 수료 후 직업 기술을 교육받았습니다. 영등포구 사회복지협의회 푸드마켓에서 기증받은 물건 창고 정리, 매대 진열 업무로 어르신들께 물건 내드리는 일로 2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많은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여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홍대 브릭 토피아와 라올 뒤피 전시회와 메가로돈2, 헌티드 맨션을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문화생활도 집 근처보다는 오목교 메가박스, 부천 소풍터미널 CGV 등 멀리 위치하고 넓은 쇼핑몰, 백화점이 있는 곳을 방문합니다. 체험, 쇼핑, 식사 많은 시간에 다양한 볼일을 볼 수 있는 장점이 많습니다. 주중과 주말에는 교회 영어예배, 베데스타 청년부 참여로 다양한 연령대의 교회 식구들과 교류를 나눕니다.

이런 즐거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중증장애인 24시간 국가 지원체계 구축되고, 중증장애인 국가책임제 구축하라!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서울시청 점거농성장 숙박, 청와대 분수대 앞 시위, 기자회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화문 농성시위장, 이룸센터 화요집회장, 동대문 커리어 플러스 센타 시위장, 종로 장애인 복지관 앞 일인 피켓 시위, 정치인들 선거유세 도우미 등 많은 장소에 엄마를 따라 참석합니다. 그 이유는 저의 미래를 걱정 한 어머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고 꾸준히 참석했습니다.

노후에 혼자 자립생활을 언제 어떻게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밥은 굶지 않고 정시에 출퇴근할 수 있을지, 어제저녁같이 갑자기 열이 나면 지인들과 복지사님께 도움을 청하고 혼자서 해열 주사 맞고, 약 챙겨 먹을 수 있을지, 월급은 통장에 넣고 생활비, 관리비, 공과금 내고 저금 할 수 있을지, 충동구매로 게임 아이템 사고 굶지 않을지 많은 고민에 빠집니다. 지금은 스스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서 엄마 도움 없이는 혼자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가에 내놓은 애 같아서 직장 출퇴근 정시에 하는 것부터 일상이 걱정되어서 더 이상 엄마가 저 때문에 한숨 쉬지 말고 다리 쭉 펴고 편히 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두서없는 발언 끝까지 경청해 주신 참석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 남규현은 국가 책임제 구축되고, 중증 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확립될 때까지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 투쟁

-2023년 9월 19일 오전 11시, 화요집회 51차 중에서–

[더인디고 THE INDIGO]

반복되는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죽음을 멈춰달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삭발과 단식에 이어 고인들의 49재를 치르며 넉 달을 호소했지만, 끝내 답이 없자 장애인부모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2022년 8월 2일부터 ‘화요집회’를 통해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더인디고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협조로 화요집회마다 장애인 가족이 전하는 이야기를 최대한 그대로 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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