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 박빙 판세 속 장애계 지지는? 장애인·가족 “이재명”… 단체(장)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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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후). 사진=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후). 사진=유튜브 캡처
  • 발달·정신·농인 당사자와 가족 “李”
  • 지체·농아·예술 전현직 단체장 “尹”

[더인디고 조성민]

20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유력 후보 간의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장애계도 유례없는 행보를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때마다 장애인단체 간의 연대를 구성, 각 진영에 장애계 공약을 전달했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장애인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전국을 순회하며 다양한 의견수렴에 이어 지지를 모으고 있다.

장애계 주요 인사나 단체 관계자들이 아예 당 중앙선대위 참여 등 직접적인 정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번 선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민주당은 당 공식조직인 전국장애인위원회 이외 중앙 선대위 산하 ‘포용복지국가위원회(위원장 남인순)’와 ‘함께하는장애인위원회(위원장 최혜영)’에는 장애계 현장 및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종성 비례대표 국회의원 중심으로 중앙선대위 장애인복지지원본부가 조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복지본부는 각 지역에 지부를 꾸리는 한편 현장에서 지지 선언을 끌어내고 있다.

과거 지지하는 후보가 있음에도 ‘사단법인’ 혹은 ‘비영리법인’이라는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적 부담이나 숨은 지지자를 일컫는 ‘샤이’로 남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오히려 진영별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적극적으로 나선 데에는 현재의 정치지형이 승자독식에 대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천했던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성향도 영향을 주었다는 지적이다. 또 지지를 분명히 함으로써 얻게 되는 득이 실보다 많다는 실리적 판단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유력 후보 이·윤에 집중되는 지지 선언양상은 달라

구체적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지지세가 강하다.
특히, 발달·정신장애인 및 가족의 지지가 뚜렷하다. 지난 15일까지 전국 장애인 가족 22만3154명과 정신장애인당사자 및 가족 5692명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명단까지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 전달했다.

▲25일 민주당 선대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위원장 남인순 국회의원)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이재명 후보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더인디고
▲1월 25일 민주당 선대위 포용복지국가위원회(위원장 남인순 국회의원)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회장 윤종술) 회원들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이재명 후보지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더인디고

최근에는 전국 각지의 농아인 1600여 명도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최혜영 의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전지역 청각장애인 모임 122명에 이어 15일 광주지역 청각장애인 모임 274명, 그리고 24일에는 더불어수도권농아인연합 1214명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지지자 명단도 함께하는장애인위원회에 전달했다.

▲지난 2월 24일, 더불어수도권농아인 연합 당사자들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최혜영 의원실
▲2월 24일, 더불어수도권농아인연합 당사자들이 함께하는장애인위원회(위원장 최혜영)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최혜영 의원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체장애인 당사자의 지지가 높다.
다만 이종성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한 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와 장애인 당사자 명의의 공식적인 지지 선언보다는 전․현직 장애인단체장 중심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지장협을 중심으로 구성된 장애인복지지원본부가 해당 단체 출신인 이종성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의 영향이 컸다는 의견이다.

▲지난 2월 10일 한국장애인연합회, 전국시니어장애인단체회장단협의회 등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이종성 의원실
▲2월 10일 한국장애인연합회, 전국시니어장애인단체회장단협의회 등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이종성 의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종성 의원실

공식적으로는 지난 16일 중앙 단체 중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및 회원들이 윤석열 후보에 대한지지 의사를 밝혔다. 일부 농인 당사자들과 집행부가 따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 밖에도 이종성 의원에 따르면 12일에는 충남지역 신체·신장·시각·농아·척수 등 전·현직 장애인단체장에 이어 25일에는 경남지체장애인협회를 비롯한 지역 내 10개 단체 장애인과 가족이 윤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장애인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지에 대해 공개한 자료는 없다.

▲2월 12일 충남지역 신체·신장·시각·농아·척수 등 전·현직 장애인단체장 등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이종성 의원실
▲2월 12일 충남지역 신체·신장·시각·농아·척수 등 전·현직 장애인단체장 등이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이종성 의원실

일방적 지지는 없다! 공약에 담긴 장애계 민심

어느 분야 등 해당 관계자들의 지지 선언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지지 선언에 나선 장애계의 정치적 행보는 후보들의 공약뿐 아니라 대선 이후 정치적 득실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다.

장애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 향방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박빙이어서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현재 양 진영에 포진한 장애계 인사들의 적극적인 지지 행보는 설사 대선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그다지 잃을 게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더해 다가오는 6.1 지방선거를 계기로 장애인 당사자의 지방의회 진출 등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외적 지지 선언은 통상 어느 한 후보가 상대보다 월등히 높을 때 몰린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초박빙이 예고되었음에도 양측 진영을 중심으로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지지는 일방적이지는 않다. 후보나 후보가 속한 당으로부터 얻어 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기 마련이다.

일찌감치 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나 정신장애인연합회는 이재명 후보의 5대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발달·정신장애 국가책임제’를 끌어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해당 공약을 포함해 △대통령 직속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등 장애인 당사자 중심 정책·서비스 결정체계 구축 △장애인 소득보장과 일자리·교육기회 확대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 생활 지원 △여성, 고령장애인 등 다중 차별 장애인 지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 경선 과정인 작년 8월, 장애인·노인·환자·아동·영유아 등 ‘5대 돌봄 국가책임제’ 뿐 아니라 이번 제2회 수어의 날을 맞아 청각장애인들이 모든 생활영역에서 수어를 통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확행 공약’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반해 윤석열 후보는 지난 1월 19일 지체장애인협회가 그동안 주장해 왔던 ▲장애인 이동권 확대와 ▲개인예산제 도입, ▲4차 산업 인재 육성을 위한 직업훈련 강화,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 ▲발달장애 영유아 재활치료 건강보험 지원 확대 등 5개 장애인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또한 대선 공약에 장애인 문화예술 분야가 포함되자 한국장애예술인협회와 한국장애인문화협회 등 관계자 20명이 국민의힘 장애인예술정책지원본부(본부장 김예지) 소속 임명장 수여식에 참여하는 등 앞으로도 장애계의 움직임이 더 민감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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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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