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윤석열 대통령, ‘내 아이 살려달라’는 목소리 들어라” 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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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에서 발달·중증장애인과 함께 돌아가신 가족들을 위한 추모 기도회를 봉행하고 있다. ©더인디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에서 발달·중증장애인과 함께 돌아가신 가족들을 위한 추모 기도회를 봉행하고 있다. ©더인디고

  • “장애인의 죽음은 사회공동체의 문제… 尹, 제대로 소통해야”
  • 조계종 사노위, 14일 장애인부모와 공동 추모기도회
  • 21일 기독계 참여 등 발달장애인 국가책임 촉구 거세질 듯
  • 강선우 의원 “국회 차원의 결의안 촉구 나설 것”

[더인디고 조성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장애인과 가족의 넋을 기리며 국가의 책임을 촉구하는 추모행렬에 불교계가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 이하 조계종 사노위)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14일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발달·중증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추모기도회’를 봉행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에서 발달·중증장애인과 함께 돌아가신 가족들을 위한 추모기도회에 앞서 묵념하고 있다. ©더인디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에서 발달·중증장애인과 함께 돌아가신 가족들을 위한 추모기도회에 앞서 묵념하고 있다. ©더인디고

오는 21일 화요일에는 기독교계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연대에 따르면 그동안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추모제를 일 년에도 여러 차례 개최했지만, 종교계의 참여는 처음 있는 일이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의 죽음이 단순히 개인적인 사건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지몽 스님 역시 장애인 가족의 참사에 대해 “사회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몽 스님. 왼쪽에서 두 번째 ©더인디고
▲지몽 스님. 왼쪽에서 두 번째 ©더인디고

지몽 스님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발달장애 예술인 특별 초대전을 관람하며 했던 약속을 상기시키며 “500여 명의 부모가 삭발과 단식투쟁까지 하면서 ‘내 아이를 지켜달라’고 기도하는 그 심정을, 윤석열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더 이상 외면 말고 만나서 제대로 소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 전시회에서 장애인 예술활동 지원과 함께 행복추구권을 잘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몽 스님은 이어 윤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며 “휴일에 영화관과 빵집에서 무슨 소통을 하나. 한쪽에선 우리 아이 살려달라고, 같이 살자는 피맺힌 요구가 들리지 않냐”며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고 나아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4시간 지원체계를 구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더인디고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더인디고

추모기도회에는 발달장애인 부모이자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도 참석해 국회 차원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앞서 지난 9일에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강 의원은 장애인 가족의 죽음을 사회적 참사로 보고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의정활동의 우선순위로 해서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며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 등 다양한 방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더인디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더인디고

이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방영된 영화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를 언급한 뒤 “현재 대한민국의 장애인은 전쟁능력도 생산가치도 없다는 이유로 실험대상이 된 히틀러 시대의 그 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다”며 “더 슬픈 것은 그렇게 죽어간 장애인들의 잊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17일을 시작으로 6명이 죽거나 죽임을 당했다. 또 앞서 몇 년 전에는 스카프로 자식을 죽이는 사건까지 벌어졌지만, 이러한 사건들은 하나씩 잊혀 간다”며, 기도회에 참석한 부모들을 향해 “제발 죽이지도, 죽지도 말고 이 사회를 향해 함께 싸워달라”는 것으로 추모 인사를 대신했다.

지난달 17일 전남 여수시에서 60대 발달장애 여성이 30대 조카에게 맞아 사망하는 사건을 비롯해 이달 3일엔 경기 안산에서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키워 온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최근 18일 동안 모두 6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특히 지난 5월 23일엔 서울 성동구에서 어머니가 발달장애가 있는 6살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모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주변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부모연대 등은 최근 사건 등을 사회적 참사로 규정하고 지난 5월 26일부터 서울 삼각지역 1번 출구를 비롯해 전국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고인들을 기리며 윤석열 정부와 21대 국회를 향해 발달·중증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보장과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계종 사노위와 부모들은 추모기도회를 마친 이후 영정을 들고 삼각지 역사 내를 돌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조계종 사노위와 부모들은 추모기도회를 마친 이후 영정을 들고 삼각지 역사 내를 돌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사진=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편 조계종 사노위와 부모들은 추모기도회를 마친 이후 영정을 들고 삼각지 역사 내를 돌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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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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