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죽만 울린 장애인등급제 폐지 3년”… ‘종합조사’로 족쇄만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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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오전 11시,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개인별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종합조사에 따른 시간 하락 및 차별사례’ 등을 모아 연금공단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진=대구장차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오전 11시,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개인별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종합조사에 따른 시간 하락 및 차별사례’ 등을 모아 연금공단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진=대구장차연
  • 대구장차연, 활동지원 시간하락·차별사례 모아 진정
  • “정부·연금공단, 예산에 짜 맞춘 종합조사표 개편해야”

[더인디고 조성민]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 시행 3년을 맞아 대구지역 장애계가 ‘종합조사표는 예산 맞춤형 종합조작표’라며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판정체계를 전면 개편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대구장차연)는 29일 오전 11시,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개인별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촉구 기자회견에 이어, ‘종합조사에 따른 시간 하락 및 차별사례’ 등을 모아 연금공단에 진정을 제기했다.

오는 7월 1일은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을 목표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정책의 시행한 지 3년을 맞는 날이다. 또 등급제 폐지에 따라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판정체계를 인종조사에서 ‘종합조사’로 변경한 것도 3년째다.

하지만 대구장차연은 정부를 향해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를 약속하는 대신 ‘종합조사’라는 이름만 바뀐 족쇄를 선사했다”면서, “지난 3년 동안 ▲개인별 지원시간 부족(시간제한) ▲의료‧기능평가 중심의 종합조사표 부적절 ▲판정체계 변경에 따른 기존 지원시간 하락 피해 속출 ▲종합조사 과정에서의 장애인 배제와 존엄성 박탈 등의 문제를 지속해서 발생시켜 왔다”고 비판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판정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권한있는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대구장차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판정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권한있는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대구장차연

대구장차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례를 제시하며, 종합조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특히 인정조사에서 종합조사로 변경됨으로써, 국비 60시간 이상 하락한 활동지원 수급자 24명에 대해서도 파악해 제시했다.

탈시설 이후 혼자 거주하는 성모 씨는 장애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지난 2021년 7월 종합조사를 받은 결과, 기존 461시간(국비 401시간, 시비 60시간)에서 총 310시간이 하락했다. 국비만 250시간이나 줄어들었다.

또 장애정도가 심한 지체장애인 노모씨는 활동지원서비스 필요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는 척수성근위축증도 갖고 있다. 노씨는 기존 인정점수 425점(1등급)으로 278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았지만, 올해 5월 종합조사에서는 276.1점으로 8구간 270시간을 받게 됐다. 당시 병의 진행으로 신체기능과 정신기능에 있어 의사소견서를 제출했지만, 일상생활 동작수행과 수단적 동작수행 영역에 대한 지원시간이 이전 인정조사보다 더 반영되지 않았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오전 11시,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개인별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합조사로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이 하락한 당사자 성모 씨(사진 가운데)가 참여했다. /사진=대구장차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9일 오전 11시,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개인별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합조사로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이 하락한 당사자 성모 씨(사진 가운데)가 참여했다. /사진=대구장차연

대구장차연은 종합조사 조사원의 전문성과 인식 및 조사태도 등도 지적했다.

대구장차연에 따르면 ‘스스로 돈 관리’나 ‘약 복용 여부’ 등 대략 10분 내외 단편적인 질문 3~4개로 종합조사를 마치는 경우는 다반사다. 심지어 현장에 방문해 “할 수 있으면서 못하는 척한다”, “인지가 안 되는 사람이 어떻게 우울증이 오나”, “중증장애인이 어떻게 일하냐” 등의 차별적 발언 등을 통해 장애인을 잠재적 부정수급자로 몰기도 한다.

한편 장애인 당사자가 시간 하락 통지를 받고 구체적인 조사결과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국민연금공단과 관할 구청은 이를 거부하는 일도 발생했다.

1심 행정법원에서는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지만, 연금공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까지 했다. 물론 지난 6월 23일 항소심 결과도 원심과 마찬가지다.

현재 활동지원서비스는 아무리 최중증장애인이라도 국비 지원은 하루 최대 480시간이다. 하지만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7월 종합조사 도입 후 20216월까지, 장애인 활동지원 신규신청자 중 1구간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2구간에도 단 한 명만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만527명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신규로 신청했지만, 3만1731명(78.3%)만 수급 판정을 받았다. 이 중 1~6구간은 0.9%인 290명에 불과하며, 너머지 99%인 3만1441명은 하루 활동지원 2~5시간 수준의 7~15구간에 분포해 있다.

이에 대구장차연은 “자체 파악한 차별 및 하락사례, 그리고 정부가 지난 6월 2일 약 2만1000명의 활동지원 수급자에 대해 산정특례를 연장한 것 또한 현행 종합조사표의 조사과정이 장애인의 생존권조차 보장하지 못하는 증거”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종합조사표는 단순 의학적‧기능적 평가를 통한 ‘예산 맞춤형’ ‘종합조작표’인 만큼 정부는 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보장하고, ▲종합조사표 전면 개선과 ▲판정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권한 있는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인디고 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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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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