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감춰진 수치, ‘장애를 가진 사람’의 ‘강제불임시술’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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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감춰진 수치,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강제불임시술 관행
▲유럽 국가들 중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시설을 불법화한 스웨덴도 최근 한 장애인거주시설에 수용된 수천 명에게 강제불임시술을 자행했다고 EURONEWS가 폭로했다. ⓒ EURONEWS 갈무리
  • 유럽 대부분 국가들…강제불임시술 관행 여전히 ‘합법’
  • 이스탄불협약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위반이지만, 개의치 않아
  • 헝가리, 장애인거주시설 입소 ‘규칙’으로 강제불임시술 시행
  • 오는 7월에야 유럽의회, 강제불임시술 불법화 논의 예정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유로뉴스(EURONEWS)는 최근에야 유럽의회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 시술 관행을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법안 논의를 시작했다고 지난 6월 19일 보도했다.

유로뉴스는 스페인에 사는 로사리오라는 강제불임 피해자의 사례를 통해 유럽의 이 같은 강제불임 관행을 비판했다. 스무살 무렵 로사리오는 한 직업 센터에서 한 남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그녀가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다고 여겼던 부모님은 연인과의 관계를 끝낼 것을 종용받았다. 결국 로사리오는 부모와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불임시술을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로사리오에게 시술의 결과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고, 그녀의 어머니는 병원에 가지 않으면 시설에 가두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전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이 내 인생에 무슨 짓을 한 걸까? 나는 쓸모없는 존재인가? 나만 빼고 모두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 이후로 매일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 시술이 합법이었기 때문에 로사리오의 부모는 사법부의 허가만 받으면 시술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 관행은 지금도 여전해 대부분의 유럽연합 국가들에서 합법이다. 이스탄불 협약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위반이지만 스웨덴, 아일랜드,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스페인 등 9개 국가에서만 불법이다. 하지만 강제불임 시술이 불법인 스웨덴에서도 최근 보모룬드라는 시설에서 수천 명이 강제불임 시술을 받았다고 유로뉴스는 폭로했다.

헝가리에서 강제불임 시술은 일종의 ’규칙‘이다.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토르다스라는 장애인거주시설에 거주하는 200여 명 중에서 약 50여 쌍이 부부로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 동안 이곳에 출산이나 낙태가 없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강제불임은 거주시설 입소를 위한 규칙이며, 동의하지 않으면 입소가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면서도 유로뉴스는 반인권적으로 자행되는 국가적 행위를 종식시킬 열쇠는 유럽의회가 있는 브뤼셀에 있다고 강조했다. 2023년 7월, 유럽의회는 모든 회원국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 시술을 법률로 금지할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 한나라당의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홍신 의원이 “장애우 불법, 강제 불임수술 실태와 대책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통해 전국 6개 정신지체 장애우 수용시설에 수용된 남자 40명, 여자 26명 등 66명의 원생이 지난 83년부터 98년까지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았다고 폭로함으로써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강제불임시술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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