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시민이 쫓겨나는 사회, 분리·배제 만연한 ‘차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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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시민이 쫓겨나는 사회, 분리·배제 만연한 ‘차별사회’
▲식당이나 헬스장 등 일상생활에서 당연한 듯 출입하는 영업장에 장애를 가진 시민들이 노골적으로 쫓겨나거나 배제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어 우려된다. ⓒ 더인디고 편집
  • 식당은 ‘타인 불편’ 이유로 내쫓아…헬스장은 웃돈도 요구
  • 사회참여 위해 ‘차별 허들’ 넘어야 하는데 구제책도 없어
  • 저상버스 보급 확대되면서 ‘승차거부’도 점차 늘고 있어
  • 차별행위 신고체계 갖춰 ‘과태료 부과’ 등 현실방안 있어야

[더인디고 = 이용석 편집장]

쫓겨나고, 밀려나고 외면당하는 일상에서의 차별은 직접적이고 노골적이지만 장애를 가진 한 개인의 떠름한 경험으로만 남고, 이내 잊혀진다.

어제(30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민들레센터)는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 소재의 한 식당의 장애인 차별 행위를 규탄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라는 이유로 휠체어 출입을 거부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두 단체는 지난 8월 3일 오후 6시경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시민의 방문이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성토했다. 이 식당은 다음날에도 휠체어 사용 장애시민의 출입을 거부했다면서 이는 장애인차별법에서 규정한 명백한 차별행위로 비문명적 행태를 규탄했다. 장추련과 민들레센터는 공동으로 낸 성명을 통해 “우리 사회에는 윤리적 규범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암묵적으로 존중하고 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해당 식당이 장애시민을 쫓아내 거부한 행위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할 때까지 1인 시위는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향신문도 서울 소재 한 헬스장이 시각장애를 가진 한 운동선수의 회원가입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헬스장 측은 “불편하신 분은 1개월 단위로만 가입할 수 있다”고 다른 회원과 다른 회원가입 조건을 내세웠다는 것. 이럴 경우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월 약 3만 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또한 헬스장 측은 회원가입 시 ‘활동지원사 자격증 보유자 대동’ ‘운동 중 불가항력 피해 입을 시 법적 책임 묻지 않기’ 등 조건을 요구했다고 경향신문은 지적했다. 또 한 헬스장은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조력을 받으려면 지원사도 가입비를 내야한다고 강요하는 등 ‘안전’이라는 명분으로 장애 시민들의 ‘운동할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장애를 가진 시민들의 일상생활의 참여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그에 따른 거부와 배제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영업장 입장 거부 이유는 매우 다양하고, 명분도 있을 테지만, 문제는 이 같은 행위가 결국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거부와 배제라는 차별행위라는 점이다.

이에 장애계 한 관계자는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같은 차별행위에 대해 장애시민들은 이렇다 할 차별구제방안이 마땅치 않아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한 차별금지에 대한 구제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하거나 민사를 통한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당사자 입장에서는 절차적 복잡성과 경제적 여건, 긴 판단 기간 등으로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저상버스의 도입이 확대되면서 ‘승차거부’ 문제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일상적 차별’에 대한 신고체계 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전용주차공간에 비장애인 차량이 주차하거나 안내견의 입장거부 거부는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정작 장애를 가진 사람을 쫓아내면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 만큼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결방안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인디고 yslee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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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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