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③ 새로운 시작 그리고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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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1일부터 22일까지 ‘디지털IT, 고용의 다양성’을 주제로 미국 뉴욕, 워싱턴D.C. 연수를 다녀온 임프티팀. 사진은 AAAS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찍은 임프티와 Laureen Summers 그리고 그녀의 비서(중앙)의 사진이다. 김남영 청년은 사진 중앙 하단에서 검정색티를 착용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지난 8월 11일부터 22일까지 ‘디지털IT, 고용의 다양성’을 주제로 미국 뉴욕, 워싱턴D.C. 연수를 다녀온 임프티팀. 사진은 AAAS와의 인터뷰를 마친 후 찍은 임프티와 Laureen Summers 그리고 그녀의 비서(중앙)의 사진이다. 김남영 청년은 사진 중앙 하단에서 검정색티를 착용하고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EMFT(미국1)팀 김남영]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는 신한금융그룹과 한국장애재활협회가 함께하는 국내 유일, 장애청년 중심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이다. 2005년부터 매년 장애·비장애청년이 팀을 이루어 자신들이 선택한 국가에서 연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긴 코로나19로 연수 역시 중단됐고 4년 만에야 재개됐다.
<더인디고>는 ‘Digital IT for Humanity’라는 주제로 미국의 IT와 고용 정책 및 현장 등을 살피고 돌아온 3개 팀 청년들의 이야기를 연재한다.<편집자 주>

미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세계에서 강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임프티 팀리더로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지난 8월 11일 미국으로 떠났다. 10일간의 일정을 통해 “나”라는 사람 성장과 함께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서 많은 사람에게 더 유익하고 더 생생한 장애인 인식을 말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우리는 워싱턴에서 미국과학진흥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를 방문하였다. 필자는 이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 팀은 엔트리 포인트(장애인 인턴십 프로그램)의 시작과 현재까지 이어올 수 있는 배경 등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는 Travis York 과장(Inclusive STEM Ecosystems for Equity and Diversity, ISEED)과 AAAS에서 32년 근무하고 있고 나와 같은 지체장애를 가진 Laureen Summers 프로젝트 매니저(Inclusive STEM Ecosystems for Equity and Diversity, ISEED)로부터 엔트리 포인트의 역사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임프티 팀의 발표와 함께 엔트리 포인트에 현재 활동하는 청년, 그리고 엔트리 포인트를 통해 일을 구할 수 있었던 장애인을 만나 대화를 한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기관을 방문하기 전 가장 흥미가 있었던 것은 1995년부터 장애인 고용을 위해 장애인 인턴십(엔트리 포인트)이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Laureen Summers 매니저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장애 대학생이 졸업 후 취업을 못 하는 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에 AAAS에서는 장애 대학생의 잠재적인 능력을 발견하고, 취업하기 위해 구글, 나사 등 여러 기관과 협업을 시작하였다. 장애가 있기에 현장에서 일하지 못하는 게 아닌 개인의 능력과 10주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엔트리 포인트는 장애가 있다고 해서 참여가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회사에서 전문적인 인턴십을 기르기 위해 IT, 과학, 엔지니어링, 기술에 관심이 있고 학점 3.0 이상의 조건을 가져야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동시에 고용주가 장애인 근로자를 선택하기 위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교육과 여러 지원을 통해 일상 속 장애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었다고 하였다. 그때 깨달았다. 장애인만을 위한 세상, 비장애인만을 위한 세상이 아닌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 속에서 무엇인가를 창출하며 서로가 배움이 있다는 것을…

우리 팀은 장애인의 일자리 시간에 대한 질문과 장애인 노동자 현황 및 장애 유형별 직무 차이에 대해 질문했다. 프로그램은 협력 기관, 연구 기관에 후원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대기업은 50만 달러를 대학 및 비영리 단체는 500-1000달러를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재학 중인 학생은 2번의 기회가 있다. 재학 중 1번의 재도전의 기회가 있다. 그리고,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턴은 다른 인턴과 함께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장애 유형별 취직 현황은 지체 장애 20%, 청각 시각장애 30% 기타 장애 50%라고 답해주었다.

게다가 인턴을 고용하는 것은 다양한 인턴이 들어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이것은 곧 다양성으로 출발하여 회사의 이익이 된다는 것임을 이야기했다. 즉 장애인을 고용해야한다.는 부담이 아닌 개인의 능력을 통해 고용하고 이는 회사의 이익이 되는 것이라 말했다.

한국에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하는 SIAT(한국어로 씨앗이라는 의미)라는 IT 프로그램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8개월 동안 진행되며, 구글, SK,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여 개발자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엔트리 포인트는 10~12주간의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 참여자들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제공하는지 궁금하였다. 또한 AAAS에서 장애인 채용과 관련해 성공적인 사례가 있었다면, 그러한 사례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에 대해선 학생과 현직자가 답변한 것을 정리했다.

1. Kenneth Lindsley(학습장애), Rutgers University 박사과정

학부에서 생물 의학 공학과 수학을 전공하며 7살에 학습장애를 진단받았다고 한다. 대학에서 전공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할 때도 장애로 인한 어려움과 시스템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에는 2가지의 장점을 누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BSI(Basic science institution) 팀에 참여하면서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기회들을 경험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통해 그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프로그램은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관심 분야를 발견하였고, 박사과정에 진학 준비 중이다.

2. Kalexin Baoerjin (청각장애), Senior service technical manager, Linked in

그는 19년 전 그의 첫 인턴쉽 프로그램인 엔트리 포인트에 참여했으며, 그 당시 그는 뉴욕에 있는 로체스터 대학의 학생이었고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참여하였다. 그해 여름 캘리포니아에 있는 IBM에서 인턴십에 참여하게 되었으며.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고 또한, 노동 현실에 대한 견문을 넓혀주었다. 그리고 IBM 관계자는 그를 매우 좋아해 주었고 그의 인턴십 기간은 8주에서 20주로 늘어났으며 그만큼 돈을 더 벌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종료된 뒤, IBM은 그에게 full time으로 일할 기회를 주었고. 그는 8년 동안 IBM에서 일한 뒤 새로운 스타트업 회사로 이직했고 현재는 Linked in에서 근무하고 있다.

프로그램에서의 경험들은 그의 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에게 정말 많은 기회를 얻게 해주었다. 그가 다시 19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가 프로그램 없이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3. Shannon Franks(지체장애), Senior Scientist, NASA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이 산업, 기관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좋은 길이다. 그가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는 위스콘신대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그는 환경공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이 2개의 전공을 어떻게 접목해야 할지 알지 못할 때,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오직 직무에만 집중된 것이 아닌, 대인관계 측면에도 도움을 주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입구(출발점)이다. 입구(출발점)를 통과한 이후의 일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해내야 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는 동료와 보스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의 경우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치고 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을 준비할 때, 인턴십 기간에 그를 고용했던 사람이 그를 좋게 기억했고 그 덕분에 취업으로 연계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인턴십 과정이 끝났을 때 그는 학부 졸업이 1년 더 남아 있었지만, 그들은 인턴십 기간 내가 잘했던 것을 기억하고 학교를 졸업하는 동안 더 발전되어 돌아온다면 그를 고용하겠다고 약속했고 그는 지금까지 NASA에서 일하고 있다.

엔트리 포인트에 대한 역사와 당사자 이야기를 직접 들으며 단순히 장애인의 일자리를 확장하는 것에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닌, 장애인 당사자 스스로가 취업의 문을 통과하기 위한 과정, 대인관계, 도전성 등 다양한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사회와 어우러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을 고용한다는 것에 있어선, 어려움이 많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장애인 당사자도 겁을 먹고 취업에 대해 겁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과 같이 우리나라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씨앗”이라는 프로그램, 그리고 국가, 지방단체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AAAS를 다녀와 생각이 든 것은 “자신감”이라는 단어이다. 어쩌면 오래된 역사가 있는 이 프로그램은 엔트리 포인트의 관계자, 여러 기업 관계자 그리고 참여자들 모두 “할 수 있다.”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없다. 하지만 기업에서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을 보고 회사를 더 키우겠다는 자신감. 국가에서는 장애인 근로자를 육성해서 개개인의 능력을 발휘하여 더 좋은 기업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장애인 당사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회사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 이 합하면 우리나라 또한 많은 장애인 근로자가 자신의 노동을 통해 국가와 사회를 위해 오랜 시간 기여하며 장애인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고용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소망을 품는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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