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정서’ 비준 가시권… 실효적 권리구제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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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CRPD. 사진편집=더인디고
▲UN CRPD. 사진편집=더인디고
  • 장애계와 국회, 정부 협력 속 역할과 제도 ‘공론화’ 필요
  • 개인진정 지원체계에 장애인 단체 관심과 역량 모아 내야
  • 유엔인권기구 결정, 국내 인용 비중↑… 국회, 사법, 장애계 역할 중요

[더인디고 조성민] UN 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선택의정서) 비준 시기가 연내로 예상되는 가운데, 개인진정제도의 실효적 방안을 본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선택의정서는 장애인 단체들의 노력과 지난 6월 김예지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비준 촉구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비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가 외교부에 선택의정서 비준을 의뢰함에 따라 별다른 이슈가 없는 한 연내 비준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논의 축은 비준 이후 선택의정서의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이다.

16일 오후 김예지 의원을 비롯해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장애인 단체와 관련 부처 및 법률 그룹 등을 중심으로 비대면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는 지난 6월 10일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이 공동 주관한 토론회<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DPI) 등은 10일 오후 2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개인진정제도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은 김예지 의원의 기조연설과 발제 및 토론자들의 모습 전체가 담긴 장면이다. ⓒ더인디고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장애인연맹(DPI) 등은 6월 10일 오후 2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실효성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비대면으로 열고, 개인진정제도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은 김예지 의원의 기조연설과 발제 및 토론자들의 모습 전체가 담긴 장면이다. ⓒ더인디고

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도 개인진정을 위한 지원체계를 비롯해 이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결정에 따른 실효적 국내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부처 역시 비준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개인진정 지원체계, 장애계 등 민간 차원의 참여와 지원 모색해야

▲권재현 한국장총 정책홍보국장. 사진=김예지 의원 유튜브 캡처
▲권재현 한국장총 정책홍보국장. 사진=김예지 의원 유튜브 캡처

권재현 한국장총 정책국장은 주제발제를 통해 “지금까지 국내법, 특히 장애인차별금지법조차도 유명무실한 구제절차와 면죄부(현저히 곤란한 사정과 과도한 부담) 조항으로 인해 실효적 권리구제로 작동하질 못했다”며 “최근 이러한 문제를 고려, ‘장애인권리보장법’이 발의를 앞두고 있지만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선택의정서 비준에 따른 권리구제 가능성이 확장된 만큼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인진정을 위한 지원체계를 어느 기관에 두고 또 권고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법제화에 앞서 새로운 권리구제 시스템에 대한 장애계 내부의 관심과 역량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시스템 내에 개인진정 지원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법 개정 검토와 동시에 일부 국가의 사례처럼 장애인 당사자 및 활동가, 법률가 그룹 등이 개인진정 지원체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애인권리위원회의 결정, 국내 실효적 이행 방안은?

류다솔 장애인법연구회 간사(민변 국제팀장)는 ‘유엔인권기구의 결정에 대한 실효적인 국내 이행 방안’을 중점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유 간사는 “이미 국내 헌법에 의해 체결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는 만큼 비준된 국제조약 등은 별도의 이행입법 제정 없이도 국내법상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언급했다. 또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의해 신의성실 이행이 기본적 의무(26조)이자, 동시에 조약을 이행하지 않는 근거로 국내법 규정을 들 수 없고(27조), 이는 행정, 입법. 사법기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류 간사는 또 “인권조약기구의 결정에 대한 국내 판례도 과거보다는 인용의 무게를 싣는 분위기”라면서 “예를 들어 90년대 당시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위반이라고 판단한 것을 국내 법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지만,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자유권규약위원회의 결정은 국제인권법의 발전뿐 아니라 우리 대법원의 판례 변경에도 중요한 역할을 끼쳤다”고 언급했다.

관련하여 2018년 11월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판결에서 우리나라가 개인진정 제도를 규정한 선택의정서에 가입하였다는 것은 자유권규약위원회의 심사권을 인정하고 그 심사결과에 따르겠다는 의미를 내포하며, 그 견해를 받아들일 국제법상 의무를 진다고 명시한 바 있다.

▲류다솔 장애인법연구회 간사가 ‘유엔인권기구의 결정에 대한 실효적인 국내 이행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줌 캡처
▲류다솔 장애인법연구회 간사가 ‘유엔인권기구의 결정에 대한 실효적인 국내 이행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줌 캡처

이에 류 간사는 “선택의정서 비준 이후 실효적 이행은 궁극적으로 해당 사건이 국내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이행되는지가 중요한 문제이자 당사국의 입법, 사법, 행정부를 포함한 시민사회와 인권위, 언론 등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개인진정에 대한 견해를 실효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법 제정과 절차적 메커니즘 구축이나 국회 내 위원회 등을 구성, 상시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고, 사법부는 국제인권규범과 조약기구의 견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 및 개인진정을 위한 법률구조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시민사회단체 등은 조약기구의 개인진정 결정에 대한 이행 모니터링과 그 내용을 국내에 알리거나 정부의 이행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부문 간 역할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도 “시스템 마련과 이를 계속해서 세밀하게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와 외교부, 인권위,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 등이 참여했지만, 실효성 방안에 대해 부처 입장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신용호 보건복지부 과장과 박인효 외교부 인권사회과 서기관은 선택의정서 연내 비준과 생명보험(협약 25조 마항) 유보 철회 검토 등을 내비쳤다.

[더인디고 THE 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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