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공감하지만 시위 방식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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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 공감하지만 시위 방식은 글쎄...
▲지난 7월 2일 한국일보의 <여론 속 여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관련한 시민들의 인식을 조사해 기사화했다. ⓒ 더인디고 편집
  • 한국일보, 이동권 시위 후 장애인에 대한 인식 조사해 발표
  • 장애인 인권 53%, 이동권 요구 80% 공감
  • 전장연 이동권 주요 요구 사항 88% 공감하나 시위 방식엔 39% 반대
  • 시민들, 명분과 행위 구분해 판단…장애인 이동권, 사회적 합의 도출된 셈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지난 2일자 한국일보는 주말 코너인 <여론 속의 여론>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인식을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장애인단체인 전장연 등이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왔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최대다수의 불편’을 야기한다고 비판하자 장애계는 물론이고 사회 각계에서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옹호하는 등 논쟁이 격화되기도 했다. 이번 한국일보의 인식조사는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한때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한 이후 처음 이뤄진 시민들의 인식조사여서 그 결과가 자못 흥미롭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장애인 차별과 이동권 문제에 있어서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전체 응답자의 53%가 ‘장애인 차별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이 수치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17%의 세 배 정도 높은 수치다. 또한 장애인의 대중교통 이동에 어려움이 있다는 데에도 80%가 동의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크게 앞섰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관련한 요구사항을 지지했다. 저상버스 확대 도입 88%,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 시외·광역·고속버스 저상버스 확대 운영 등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 체계 마련 등도 85%가, 시·군·구 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 및 예산 지원도 82%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러한 조치들이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이 높았는데 저상버스 확대 도입이 장애인의 이동 편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75%였으며, 장애인 시외 이동권 보장 체계 마련은 66%가, 시·군·구 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 및 예산 지원은 67%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았다.

▲시민들은 이동권에서 장애인들이 차별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전장연 시위에서 주장하는 요구 사항에 대해 80% 이상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시위 방식에는 61%만이 공감한다고 밝혀 시위의 이유와 시위 방식을 따고 구분해 인식하고 있었다. ⓒ 한국일보 <여론 속의 여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62917550005889 인용

그러나 전장연의 시위 방식에 대해서는 61%만이 공감한다고 응답해 장애인의 이동권 요구 내용에 공감했던 응답보다 약 20%포인트 가량 낮았다. 시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으로 까지 이어져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35%)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23%)보다 높았으며 변화 없었다는 42%였다. 특히 전장연의 시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시위를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는데,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전장연의 주요 요구사항에는 다수가 공감했다. 즉 시위 방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일 뿐, 장애인 이동권이라는 시위의 이유나 요구하는 내용까지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2021년 국가인권실태조사>의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취약집단 중 인권이 존중받는 정도를 묻는 질문에 53.1%가 장애인을 꼽았다. 하지만 어떤 집단이 차별받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경제적 빈곤’ 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임으로써 장애인을 ‘인권은 존중받지만 차별받는 계층’으로 인식하는 모순적인 인식 태도를 보여주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차별 받고 있다는 현실을 인식함으로써 차별 해소를 위해 우리 사회가 제도적 개선을 해야 한다는 문제 인식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이번 한국일보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장애계의 한 인사는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관련 정책의 긍정적 지지로 까지 확장되고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시위의 명분과 행위를 구분해 판단했다”면서, “출근길 시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불편을 끼치는 시위 방식에는 찬성할 수는 없지만 장애인 차별 철폐와 이동권 보장 요구에는 다수가 공감한 만큼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의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3일~6일 만 18세 이상 남녀 929명을 대상이며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이 진행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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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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