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하고 두터운 ‘돌봄’?…尹 대통령 민생 발언, 복지부와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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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고 두터운 ‘돌봄’?...尹 대통령 민생 발언, 복지부와 엇박자
▲지난 18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충현장애인복지관을 찾아,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주간활동서비스 등 돌봄 강화를 강조했지만 19일 보건복지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대상으로 한 돌봄 사업만을 발표해 엇박자를 내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 더인디고
  • 취임 100일 맞아 장애인복지관 찾은 尹대통령,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 강화 시사
  • 하루만에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으로 尹 발언 뒤집은 복지부 업무보고
  • 부모연대 등 장애계, 발달장애인과 가족 어려움 민생행보에 이용만 했다고 비판

[더인디고=이용석편집장]

지난 18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충현복지관을 방문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를 강화할 것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민생행보에 나섰다. 최근 돌봄에 지친 가족들이 발달장애인 자녀를 살해하고 자살하는 등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폭우피해마저 겪는 등 어려움이 더해지자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선 정치적 행보로 풀이된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립을 위한 노력과 헌신적으로 지원하고 계신 가족분들께 존경을 표한다.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대로, 어려운 경제 상황일수록 공공부문의 허리띠를 졸라매서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데 쓸 것이며,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앞으로의 추진 상황도 꼼꼼하게 챙기겠다”

충현복지관을 찾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었지만 단 하루의 희망이었을 뿐이다. 다음날인 지난 19일 보건복지부는 새 정부 출범 100일만에 업무계획 보고를 통해 6개의 핵심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주무장관이 여전히 공석인 가운데 보고된 보건복지부의 새 정부 업무계획은 △촘촘하고 두터운 사회적 약자의 보호와 △국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계획으로 짜여져 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장애인의 일상·사회생활을 지원하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을 22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활동지원서비스 대상을 22년 13만명, 그리고 23년에는 14만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또한, 개인예산제의 경우 모델개발, 모의적용 연구 등을 거쳐 24년부터 시범사업 등 단계적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100일 홍보자료에 나와있는 중증장애아동 돌봄지원 시간 확대는 지난 8월 10일 본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21년 하반기 예산 자체 전용을 통해 약 38억 원을 추가 확보해 당초 4005명에서 1천명 늘어난 5005명의 중증장애아동 특히, 돌봄 수요가 높은 만 6세 미만을 우선 지원하는 한시적 사업으로 시행 중에 있다. 이에 더하여 보건복지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지원과 활동지원서비스 대상 확대 등을 발표했다. ⓒ 대한민국 정부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논평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그동안 연이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을 철저히 외면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행보를 통해 한 복지관을 찾아 부모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였다는 사실만으로도 25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한줄기 미세한 희망이었다.” 면서, 하지만 그 희망은 단 하루만의 꿈으로 산산히 부서졌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부모연대는 “2021년 6월 현재 활동지원서비스 최대 시간인 하루 16시간을 받고 있는 발달장애인은 단 1명에 불과한 현실을 아는가” 묻고, 윤 대통령이 언급한 ‘발달장애인’과 보건복지부가 24시간 돌봄 대상으로 언급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대체 누구인지 밝히라고 주장했다.

결국, 보건복지부의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은 현재 광주에서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도전적 행동이 심한 발달장애인 약간 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민생행보는 돌봄 지원을 빙자해 극단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기만한 정치행보였다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이 발달장애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면 그에 맞는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다는 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 앞에서 연기하고 생색만 내며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죽음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하고 대통령으로서 본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계의 한 관계자 역시 더인디고와의 전화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돌봄 관련한 ‘엇박자’는 결국 윤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불신만 초래했다”면서 이번 현장 방문이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었을 수는 있으나,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정책을 지지율 올리는데 이용만 했다는 불신은 더욱 팽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인디고 THEIND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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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소설을 썼습니다. 이제 소설 대신 세상 풍경을 글로 그릴 작정입니다. 사람과 일, 이 연관성 없는 관계를 기꺼이 즐기겠습니다.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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