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탈시설은 지상명제”… ‘탈시설 지원법’ 제정과 ‘로드맵 개편’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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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좌)와 김기룡 중부대학교 중등특수교육학과 교수(우). ©더인디고
▲김미연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좌)와 김기룡 중부대학교 중등특수교육학과 교수(우). ©더인디고

  • 김미연 위원 “장애인·아동·노인 포괄 ‘탈시설 인권법’ 제정”
  • “국가 공식사과와 배상… 모든 시설폐지와 탈시설 지연행위 중단”
  • CRPD 19조 기반, 일반논평·최종견해·가이드라인으로 탈시설 압박
  • 김기룡 교수, UN 문서에 따라 한국의 탈시설 정책 방향 제시
  • 발바닥행동·부모연대 등 탈시설 이행 촉구 공동성명

[더인디고 조성민]

지난해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탈시설 로드맵)’ 발표에 이어 시범사업까지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국가 정책뿐 아니라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다.

이를 추진할 법적 근거가 아직 없는 데다, 윤석열 정부 들어 탈시설 정책 추진도 모호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까지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탈시설 로드맵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정치권과 현장에서의 갈등도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지난 2020년 12월에 발의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은 지난해 11월 법안심사소위에서도 장애인단체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UN 장애인권리위원회(UN 위원회)는 지난 9월 9일 한국 정부의 2·3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견해’에 이어 ‘긴급상황을 포함한 탈시설 가이드라인(Guideline on deinstitutionalization, 탈시설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특히,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통해 탈시설은 방향이 아닌 시설폐쇄 등 반드시 국가가 정책으로 이행하도록 구체적인 지침으로 제시한 바 있다.

위원회는 또한 최종견해를 통해 일반논평 제5호(2017)와 탈시설 가이드라인(2022)을 상기시키며 “한국 정부는 장애인단체와 협의해 ‘탈시설 로드맵’을 검토해 UN장애인권리협약(CRPD)에 준하도록 하고, 충분한 예산과 기타 조치 등을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여전히 거주시설에 있는 성인·아동 장애인에 대한 탈시설 전략 이행을 강화하고, 자립생활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의 가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공익법률센터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단체들은 3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UN 위원회에 탈시설 권고에 따른 각국 탈시설 이행 전략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탈시설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탈시설 가이드라인의 의미와 더불어 CRPD 제19조(자립생활)와 이에 따른 일반논평 제5호, 최종견해 등 ‘UN 문서’에 기반해 한국의 탈시설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할지에 방점을 두고 발표 등이 이루어졌다.

탈시설 가이드라인 시설정책에 대한 국가 사과와 배상진상규명위원회 설치

한편 한국장애포럼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이 최근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번역해 소개한 바 있지만, UN 위원회는 지난 2년에 걸쳐 전 세계 500여 명의 장애여성, 소년과 소녀, 시설수용 생존자 및 시민단체 등의 면담을 토대로 탈시설 지침과 시설수용 방지 등을 위한 국가의 의무로 제시했다.

이 탈시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위원회는 ‘탈시설 과정이 CRPD와 일치하지 않거나 지체되고 있음을 우려’하며 ‘시설수용은 차별’이자, ‘협약 제5조(평등과 차별금지)와 12조(법 앞의 평등), 14조(안전)뿐 아니라 15조(고문 등), 16조(학대 등), 17조(개인의 고유성), 25조(건강) 등의 위반’임을 재차 강조했다.

당사국은 모든 형태의 시설수용, 격리, 분리 종식을 목표로 긴급 위기상황이라도 신규입소나 투자, 탈시설을 지연시키는 행위 등을 전면 중단하고, 소규모 그룹홈과 임시보호 등 새로운 형태의 분리 서비스도 방지해야 한다.

특히, 탈시설에 따른 개별화 지원서비스 등 포괄적 지역사회 자립기반을 포함한 통합적 탈시설 전략 과정에서의 주도는 반드시 ‘장애인 당사자’여야 하되, 자칫 유보될 수 있는 여성·소녀·소년·치매·노령 장애인을 포함할 것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위원회는 국가가 시설보호 정책에 대한 공식 사과와 시설 수용에 따른 재정적 보상을 넘어선 배상금을 보장하되,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이를 포함한 시설 수용제도의 문제를 밝혀낼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미연 UN 위원, “탈시설, 완벽한 나라 없다 식의 합리화 등 지체시켜선 안 돼포괄적 탈시설법제정해야

이에 대해 김미연 UN 장애인권리위원회 부위원장은 “탈시설 가이드라인은 탈시설을 완벽하게 한 나라가 없다거나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합리화 혹은 지체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특히, 국가가 장애인의 인권 실현을 충족시키지 못했던 과거와 단절하고, 그렇다고 단순한 권고가 아닌 구체적 지침을 통해 혁명을 시작해야 함을 강조하는 문서”라고 역설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UN 위원회는 시설수용을 감금으로 보고 있어 시설에 살아온 장애인들에게 피해 배상과 보상을 해야하며 이를 위한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꾸려야 할 정도의 심각한 인권 침해로 보고 있다”며 “국가는 더 이상 장애인 복지 프레임이 아닌 치매 노인까지 포괄하는 인권법, 예컨대 ‘탈시설 인권법’을 제정해 이를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룡 교수 정부의 탈시설 로드맵개편 불가피최종견해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강화 ‘당연’

김기룡 중부대학교 증등특수교육학과 교수는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UN문서 등을 한국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CRPD와 UN 위원회가 제시한 문서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복지부가 지난해 채택한 ‘탈시설 로드맵의 개편뿐 아니라 탈시설 관련 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조목조목 제시했다.

▲CRPD 및 관련 후속조치 등에 근거한 국내 탈시설 정책 추진방안 도출 과정. 출처=자료집
▲CRPD 및 관련 후속조치 등에 근거한 국내 탈시설 정책 추진방안 도출 과정. 출처=자료집

구체적으로 ▲탈시설 로드맵의 법적 근거 마련 ▲사회적 재난대비 긴급탈시설 방안 ▲성년후견제 폐지 및 의사결정 지원체계 구축 ▲신체의 자유·안전 위협금지와 모니터링 체계 구축 ▲다양한 방식의 학대신고 정보제공과 가해자 처벌 방안 ▲학대 관련 교육 강화와 쉼터 등 피해장애인 지원체계 구축 ▲지역사회 서비스 확충 ▲포용지원대책 마련 등의 후속조치 추진 등이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탈시설 로드맵 개편안에는 ▲퇴사 의사 관계없이 모든 거주시설 장애인 대상 탈시설 자립지원계획을 수립하고 ▲기존 거주시설 폐쇄 계획 제시 ▲별도의 탈시설지원을 위한 공적전달체계 마련 ▲탈시설 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체계 구축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 제공 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헝가리 정부, UN 심의와 직권조사 이후 탈시설 본격 추진하지만 그룹홈 등 소규모화 현대화 꼼수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 헝가리 발리더티 재단 산도르 구르바이 매니저가 줌을 통해 “헝가리는 UN 위원회 직권조사 이후 탈시설 현황”을 설명하며 “헝가리 정부가 CRPD 19조와 위원회의 권고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발리더티 재단 산도르 구르바이 매니저. 사진=발바닥행동 유튜브 캡처
▲헝가리 발리더티 재단 산도르 구르바이 매니저. 사진=발바닥행동 유튜브 캡처

헝가리는 30년 기간을 두고 탈시설 전략을 채택했지만, UN 1차 심의에서 그 기간이 너무 길고, 여전히 시설 수용된 인원이 약 8만5000명(당시 기준)이나 되자, 2019년 직권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산도르 매니저는 헝가리 정부가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기금을 소규모 그룹홈과 시설 현대화 등에 사용하고 있음을 알렸다.

한편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추진한 발바닥행동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한국장애포럼 등 6개 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가 CRPD 기반, 모든 형태의 시설수용을 폐지하고, 탈시설 당사자의 참여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탈시설 권리 예산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CRPD와 탈시설가이드라인에 근거한 모든 수용시설 정책 폐지와 탈시설지원법 제정 ▲장애특성, 연령, 가족의 소득과 관계없이 탈시설 자립생활지원서비스 예산 대폭 확대 ▲탈시설 과정에서의 당사자 참여 ▲시설화 예방 전략을 마련할 것을 각국 정부에 호소했다.

[더인디고 jsm@theindig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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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인디고 대표] 20대 80이 경제적 불평등의 상징이라면,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20은 권력의 불평등을 뜻하는 숫자 아닐까요? 20의 다양성과 차이를 함께 나눔으로써, 80대 20이 서로를 포용하며 보듬어가는 미래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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